1분기 성장 서프라이즈, 향후 걸림돌은?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0.04.2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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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환율, 각국 출구전략 등 위험요인 상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7.8%로 예상을 뛰어 넘자 정부는 경기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며 연간 5%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6월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발표할 때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러나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국제금융시장 불안 재연 가능성, 주요국가의 정책전환 등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더블딥’(이중침체)은 없겠지만 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당초 1분기 경제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 6.5%, 전기대비 0.8%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며 “6월에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증현 장관 역시 지난 26일 워싱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과거 정부가 장밋빛 전망을 해놓고 실제로는 그 이하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신뢰를 많이 잃었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정부가 가장 보수적”이라고 말해 상향 조정의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5%, 한국은행이 5.2% 등의 성장 전망을 내놓으며 정부보다 성장률을 높게 보고 있다.

이처럼 경기회복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2분기 이후의 성장률 지속과 관련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우선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유럽 국가의 재정불안이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데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최근 유가가 80달러 중반 수준까지 오르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도 리스크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 각국 사정에 맞게 출구전략을 쓰기로 함에 따라 주요 국가들이 기존의 확장적 정책기조를 변경할 가능성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1분기가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라고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성장률이 워낙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률이 ‘상고하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민간경제연구소의 시각도 정부와 대동소이하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수출과 정부지출 등 2가지 성장동력으로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다”면서 “하반기 들어 신흥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됐을 때 우리 수출이 지속될 수 있는지, 정부 지출이 계속 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실장은 “환율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고 가계 부채 문제나 취약한 고용지표 등을 감안할 때 내수 소비가 탄력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더블딥은 없겠지만 하반기 성장률을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세계 경제의 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1분기 성장율이 예상보다 높았다”며 “향후 재정효과가 사라지거나 각국의 출구전략, 원자재 가격 상승, 원화 강세 등에 따라 회복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환율이나 출구전략이 어느 정도 성장속도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회복세를 막을 정도로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도 부정적이긴 하지만 성장률을 좌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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