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골드만삭스 모기지증권 사기혐의로 기소

뉴욕=강호병특파원 2010.04.17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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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13% 폭락..금융주 4%대 급락중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6일(현지시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와 관련된 사기 혐의로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SEC는 골드만삭스와 함께 골드만삭스의 부사장인 패브리스 투르도 같이 기소했다.

SEC는 소장에서 골드만삭스가 주택관련 모기지증권(RMBS)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채담보부증권(CDO)인 `아바쿠스(ABACUS)`를 설계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대형 헤지펀드인 폴슨앤드컴퍼니가 개입됐고 이 회사가 CDO에 대해 숏포지션을 취했다는 사실을 다른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숏포지션은 일종의 선물매도거래와 비슷한 것으로 상품의 가치가 하락할 때 돈을 벌게 된다.



골드만 삭스가 폴슨앤드컴퍼니를 끌어들여 문제의 CDO를 만들었다. 투자종목 선택은 폴슨앤 컴퍼니가 주도했다. SEC는 이와 관련 "가격하락에 베팅하는 고객으로 하여금 투자종목을 선택토록 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가격하락에 베팅하는만큼 신용사건이 생겨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종목만 고르는 유인이 작동했다는 것이다.

폴슨앤컴퍼니는 이 CDO를 설계하고 판매한 골드만삭스에 1500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SEC에 따르면 폴슨의 개입 사실을 숨겼다. 문제의 CDO 마케팅 자료에는 ACA 매니지먼트라는 신용위험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제3자에 의해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것으로 돼 있다. 골드만삭스와 폴슨을 제외하고는 다른 투자자는 까맣게 몰랐다는 얘기다.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진뒤 폴슨앤 컴퍼니는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를 체결, 기초자산인 RMBS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이익을 보도록 만들었다. 일종의 보유채권에 대해 지급보증을 받아 가격이 급락하더라도 투자자금이 보전되도록 한 것이다.

문제의 CDO는 2007년 4월26일 출범했으며 2007년10월경 기초자산의 83%, 2008년1월말까지 기초자산의 99%가 가격이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는 10억달러 이상이라고 SEC는 밝혔다. 이증권에 대한 투자자로는 독일 은행인 IBK, 네덜란드 금융그룹 ABN 암로, 영국의 로열뱅크 오브 스코트 랜드 등이다.

SEC는 폴슨 회장은 기소하지 않았다. SEC는 폴슨 회장을 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상품구성과 마케팅을 주도한 것은 골드만삭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근거가 없다"며 어떠한 부정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콜롬비아 로스쿨 증권법 전공 교수인 존 코피는 "골드만삭스가 공매도 세력과 짜고 망가지게 될 증권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안"이라며 "골드만 삭스에 대해서는 금전적 손해보다 신뢰훼손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EC의 골드만삭스 기소로 인해 월가는 물론 전세계 증시가 충격에 휩싸였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12.81% 폭락중이다. 금융주도 4%대 동반하락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4.59%, JP모간 체이스 4.37%, 모간스탠리 4.71%, 씨티그룹 4.78%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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