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기업이 웬 증자? 휴켐스 9%↓(상보)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10.03.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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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마감]형금성 자산만 1878억···주주들 '당혹'

'현금 부자'로 꼽히는 정밀화학업체 휴켐스 (18,480원 0.00%)가 갑작스레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투자자들이 당혹해하고 있다. 당장 주주가치 희석과 불확실성을 우려해 주가는 9%대 곤두박질쳤다.

15일 주식시장에서 휴켐스는전일 대비 2650원(9.43%)급락한 2만545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가장 큰폭의 하락률을 불러 온 것은 '회사의 유상증자 발표'때문이다.



휴켐스는 지난 12일 '장 마감 뒤 공시'를 통해 기존 자본금의 20%에 이르는 937억원, 425만주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시설자금 718억원, 운영자금 200억원을 각 조달하기 위해서다.

휴켐스의 풍부한 보유현금과 현금 창출능력을 감안할 때 이번 증자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란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현재 현금성 자산 1878억원, 차입금을 뺀 순현금만 114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올해와 내년 예상 에비타(EBITDA-세금·이자·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는 각각 1059억원, 1216억원이다.



회사가 올해말까지 초안제품 생산설비 확장에 약 100억원을 쓰고, 내년 6월말까지 디니트로톨루(DNT) 증설에 10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지만 보유 현금만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처럼 쉽게 납득하기 곤란한 증자를 결정하자 각종 추측이 난무하며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8월 회사의 인수합병(M&A) 추진 및 유·무상 증자 루머도 되살아나고 있다. 당시 M&A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회사 측은 투자와 관련해 핵심사업 및 관련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정황을 볼때 회사는 알려진 투자외에 또다른 투자를 앞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구체적 투자계획이 발표되기 전까지 주가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휴켐스의 증자 결정을 성토하고 있다. 한 주주는 휴켐스 온라인 종목게시판에서 "단기로 보면 주가가 희석돼 기업가치가 내려갈수 밖에 없는 악재"라면서 "장기로 봐도 유증한 돈을 어디에 쓰일지 의문"이라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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