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사태로 日 수출도 '흔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0.02.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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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월 수출 전망 하향…품질 관련 파장 전 업계로 확산

일본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 토요타 위기의 파장이 '수출 대국' 일본의 수출 전반에까지 미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토요타 사태로 리콜 차량이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치 827만대를 넘어서는 910만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향후 수출 전망을 이전과 달리 보수적으로 낮춰 잡았다.

더욱이 토요타 사태 이후 주요 수출 업체들의 안전 검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연이어 제기되며 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한 일본의 '최후의 보루' 수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일본 당국은 23일 2월 수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며 "향후 수출이 점진적으로 증가(increasing moderately)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보고서에서 "증가할 것(increasing)"이라고 전망한 것과 비교해 보면 이는 분명한 전망 하향조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가했다.

보고서는 수출 전망 하향의 이유로 토요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쯔무라 케이스케 의회실장은 "부분적으로 일본 자동차의 리콜 사태 때문에 당국이 수출 전망을 낮췄다"고 밝혀 이례적으로 수출 전망을 하향조정한 것은 토요타 사태 때문이었음을 시사했다.



토요타 사태로 인한 수출 타격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경제 구조상 향후 당국이 추가적 경기 부양책 집행을 서둘러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당장 이번 사태로 토요타가 입게 될 손실 규모만 따져봐도 일본 수출의 타격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900만대가 넘어서는 리콜로 토요타의 부담금은 2000억엔 가량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토요타가 예상한 2009회계연도의 영업적자 3500억 엔에 근접한 수치로 적자 규모는 5500억 엔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토요타 사태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수출이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며 수출이 디플레 위기에 직면한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는 기대가 점증되고 있었다. 일본의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어나 11월 -6.3%, 10월 -23.2%에 이어 수출 회복 조짐이 강하게 감지됐다. 수출 지표의 개선과 함께 소니, 혼다, 히타치 등 주요 수출 업체들도 일제히 올해 영업전망을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토요타 리콜 사태를 기점으로 일본 수출업체들의 품질에 의혹이 제기되며 수출이 부진한 내수 경제를 지탱하지 못해 일본 경제 전반이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당국도 "경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특히 내수 경제는 여전히 긍정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라며 수출 회복이 절실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최근에는 일본 최대 항공기 좌석 제조업체 고이토공업이 생산 제품의 안전검사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밝히며 토요타 발 품질 문제는 일본 수출의 전반적 하향세로 옮겨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이토공업이 허위로 검사 데이터를 조작한 제품은 보잉과 에어버스 등 유력 항공기 제조사가 만든 1000대의 항공기에 사용됐다. 고이토의 '부실 생산' 좌석 대수는 15만개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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