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이 확대되면서 고금리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증권사가 등장하면서 앞으로 증권업계에 또다른 부실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고 연 7.5%에 달하는 고금리를 제시하며 고객들을 모집했던 개인퇴직계좌(IRA) 특판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달 KT 퇴직자를 대상으로 연 7.5% 수익을 보장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했으나 손실폭이 커지자 고객에게 IRA 가입시 이같은 고금리를 제시하지 않기로 한 것.
이에 따라 고금리 상품 가입을 위해 지점을 방문한 한 고객들이 특판 금리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돌아가기도 했다.
동양종금증권도 현재 연 7.5%인 금리를 다음주부터 7.2%로 내리기로 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금리를 현실화하거나, 역마진을 안고 가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특히 6000여명의 대규모 퇴직자가 발생했던 KT의 경우, 삼성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 연 7.5%, 하나대투증권은 8.0%, 현대증권은 8%대 금리를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7%대 수준에서 유치 금액의 30% 가량을 펀드에 투자하면 0.3%포인트를 더 얹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를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삼성증권의 IRA 적립금은 지난 1월 한 달 간 691억원이 늘었고, 동양종금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615억원, 415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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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시작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증권사에선 고금리를 무기 삼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예금금리와의 격차 클수록 증권사가 끌어안는 손실도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