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새해 파업? 노사 벼랑 끝 협상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12.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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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준 보상해달라" 입장차 팽팽...연내 타결 위한 극적 합의 가능성도

기아자동차 (104,800원 ▲1,300 +1.26%) 노사가 28일 임금협상의 연내 타결을 위한 마지막 교섭에 들어간다. 노조는 이날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면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내년 초 파업 등 강도 높은 투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어서 노사 충돌이 우려된다.

하지만 연내 타결을 원하는 안팎의 여론이 높고 기아차 노조의 '현대차 (250,000원 ▲4,000 +1.63%)와 같은 수준' 보상 요구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어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열려 있다.



27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기아차는 조합원 찬반투표와 조인식 등의 절차를 감안할 때 28일 협상이 타결돼야만 연내 임금협상 타결을 위한 마지막 시한이다.

현재 사측은 임금동결과 성과급 300%, 현금 300만원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노조는 현대차와 차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 24일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300%, 현금 500만원, 주식 40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기아차 노사는 실무 접촉을 계속하며 이날 최종안을 놓고 막판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28일이 연내 타결을 위한 마지막 날인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하지만 사측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다면 내년 1월 강력한 투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협상이 불발될 경우 노조는 우선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 계획이다. 사실상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집회 형식으로 사측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어 내년을 파업으로 시작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7월 이미 파업 찬반 투표 등 관련 절차를 거쳐 파업을 벌인 바 있어 별도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 등을 추가하지 않고 언제든 바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상태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파업을 벌인 기아차를 무분규를 이뤄낸 현대차와 같은 수준으로 보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결과적으로 현대차와 함께 최대 실적을 이룬 만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첨예한 의견차에도 불구하고 타결 가능성도 적지 않다. 노사 모두 내년 사업계획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연내타결을 원하는데다 무엇보다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말도 전 공장 특근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K7' 등 최근 신차효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요 모델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어 고객들의 대기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또 기아차가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의 보상을 받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 3분기까지 기아차는 당기 순이익 846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2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현대차(2조160억원)의 실적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부채비율 역시 146.7%로 현대차(61.7%)보다 훨씬 높다.

업계 전문가는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데 기아차가 파업으로 새해를 시작한다면 노사 모두에게 치명적"이라며 "현실적 요구안과 서로 한발 물러선 태도로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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