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퇴직연금펀드 수익률…"투자는 적립식"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12.2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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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평균보다 고수익…월납 투자가 비월납보다 우수

퇴직연금시장이 열린지 올해로 4년째다. 지난해 전대미문의 금융위기가 터졌지만 퇴직연금펀드 규모는 위축되지 않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종전의 퇴직보험 등에 밀려 당초 기대만큼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지 못했지만, 양호한 수익률을 발판 삼아 조금씩 싹을 틔우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펀드 수익률은 동일 유형의 다른 펀드와 비교해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기간별 수익률 뿐 아니라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장기적인 성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퇴직연금펀드, 미래에셋 수익률 상위권 독식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퇴직연금펀드 수탁액(22일 기준)은 9473억원으로 올 들어 3019억원(46.8%) 증가했다. 금융위기 후에도 꾸준히 자금을 흡수했다.



운용사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퇴직연금펀드 수탁액 32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연초 이후 838억원(27.8%) 늘어나 증가폭도 가장 컸다.

삼성투신운용의 수탁액은 1217억원으로 연초 이후 13.9% 늘었고 한국투신운용은 983억원으로 올 들어 10.0% 증가해 뒤를 이었다. 신영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퇴직연금펀드 수탁액은 635억원과 486억원으로 연초 이후 각각 8,3%, 6.4%씩 성장했다.

퇴직연금펀드 수익률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두각을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퇴직연금펀드를 국내 투자로 한정짓지 않고 해외 투자 상품을 적극 개발한 점이 주효했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미래에셋 퇴직플랜라틴아메리카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1주식'(98.4%), '미래에셋퇴직플랜브릭스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1주식'(86.4%)펀드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형 가운데 국내펀드로는 'KTB 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1년 수익률 63.81%로 가장 높았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와 신흥시장에 투자한 해외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인 51.97%와 60.87%보다 모두 높은 성과다.



주식혼합형은 '미래에셋 퇴직플랜브릭스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1주식혼합'(46.7%)이 1년 수익률 1위였고 채권혼합형 가운데 '미래에셋 퇴직플랜라틴아메리카업종대표40증권자투자신탁1채권혼합'(32.8%)이 선두였다. 'KB 퇴직연금성장6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32.42%)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퇴직연금펀드를 국내펀드로만 한정한 데 반해 미래에셋은 해외펀드로 확대한 점이 고수익을 올리는 데 도움을 받았다.

채권형펀드 중에선 '동양 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이 1년 수익률 8.96%로 가장 높은 수익을 거뒀고 '하이 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1채권'도 6.48%로 높은 수익을 냈다.
'짭짤한' 퇴직연금펀드 수익률…"투자는 적립식"


◆퇴직연금도 적립식 투자
퇴직연금펀드의 수익률을 높이려면 어떤 상품을 고를지도 중요하지만 투자방법도 중요하다.



퇴직연금도 일반 투자와 마찬가지로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주식시장 부침 속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퇴직연금은 노후생활 준비를 위한 보험성격이 있어 적립식 투자와 궁합이 잘 맞는다.

실제로 장기로 적립식 투자했을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도 수익을 냈다. 적립식 투자는 일정 금액을 매월 꾸준히 투자하므로 주가가 낮을 때 많은 주식을 사고 주가가 오르면 적게 사들여 평균 매입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이었던 지난 2007년 10월31일 이후 지난 11월5일까지 달마다 적립식으로 '미래에셋디스커버리펀드'에 총 25회 투자했을 경우를 가정해 보면 9.08%의 수익을 냈다. 같은 식으로 2008년 10월에 납입을 정지(11회 투자)했다면 -5.83% 손실을 봤다. 이 투자자가 다시 지난 5월부터 다시 매달 투자하기 시작했을 경우엔 -1.72% 수익률을 거뒀다.



이 기간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한 거치식펀드의 수익률이 -23.09%인 것과 비교하면 적립식투자의 수익성이 상당히 우수했던 셈이다.

이런 결과는 퇴직연금에도 적용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5년 12월말부터 퇴직연금 투자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9월말 기준 확정급여(DB)형의 월납 수익률은 평균 연 9.8%로 비월납 수익률인 연 4.7%보다 5.1%포인트 높았다.

확정기여(DC)형의 경우도 월납은 평균 연 11.5%, 비월납은 연 9.4%로 2.1%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DB형은 기업이, DC형은 근로자가 퇴직금 운용을 책임지는 구조로 둘 다 적립식 투자가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하미정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원은 "퇴직연금도 투자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감소하고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며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평균 매입단가 하락효과가 감소되기 때문에 중간에 실적배당상품 등을 추가하는 자산배분을 실시하게 되면 장기적인 고수익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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