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주관사, '공모가·마케팅 전략'이 핵심

더벨 이재영 기자 2009.11.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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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구조·수수료 등 주요 항목 차이 크지 않을 듯

더벨|이 기사는 11월25일(14:3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생명의 주관사 선정은 각 후보의 공모가 가치산정과 마케팅 전략이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구조·수수료 등 제안서 주요 항목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시장에서 어떻게 소화시킬 지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4일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18곳의 증권사(국내사 9곳, 해외사 9곳) 중 10곳을 우선 협상 후보자(숏리스트)로 선정했다.

국내사로는 미래에셋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대투증권·한국투자증권 등 4곳이, 해외사로는 골드만삭스·UBS·메릴린치·모간스탠리·씨티·노무라 등 6곳이 낙점됐다. 이들은 25일 설명회(프리젠테이션)를 거친 후 27일 삼성생명의 주관사 우선협상자 확정을 기다려야 한다.



업계에서는 공모가 가치산정(밸류에이션)과 마케팅 전략이 승부처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개된 정보 및 IPO 목적 등 다른 조건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결국 얼마에, 어떻게 팔 것인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

밸류에이션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예상 공모가는 80~90만원 내외지만 IPO 실무자들의 관측은 70만원부터 최대 150만원까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삼성차 채권단의 채무 2조4500억원을 채권단 지분 구주매출 만으로 모두 갚을 수 있는 주당 105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도 이자율 6%를 가정한 법원 1심 판결에 근거한 값이다. 항소심 및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가정을 통해 자금 소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는 공모가를 제시한 후보가 좋은 점수를 얻을 수밖에 없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삼성차 채권단이 수익 극대화를 원하는지 아니면 적당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자율에 만족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며 "무작정 책임질 수도 없는 고액의 공모가를 써내기보단 채권단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찾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공모 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르다보니 마케팅 전략 역시 핵심 변수다. 국내 IPO 시장에서한번에 최대한 투자할 수 있는 자금규모는 1조원에도 못미친다. 삼성생명이 공모에 나선다 해도 시장에서 이를 소화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때문에 삼성생명의 어떤 부분을 강조해 투자자를 끌어들일지, 일정이 겹칠 수도 있는 타 생명보험사와 어떤 차별성을 둘 지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

숏리스트에 선정된 한 증권사 실무담당자는 "업계 1위라는 프리미엄을 집중 부각시켜 투자자들에게 어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이전 IPO 트랙레코드를 제시하며 기관 자금 유치 능력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있었던 매출구조 항목에서는 주관사 후보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삼성생명의 IPO 목적이 채무 해결에 있는 만큼 삼성차 채권단 보유분인 350만주 내외만 구주매출 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건희 전 회장이 추가 출연을 약속한 50만주를 구주매출에 포함시키려다 자칫 밸류에이션에 자신이 없다는 모습으로 비칠까봐 최종안에선 제외했다"며 "대부분 350만주 구주매출에, 채권단을 어떻게 참여시킬지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 부문은 이번 IPO에서는 큰 이슈거리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건설 IPO 수수료(0.8%)를 참고해 1% 안쪽에서 수수료율이 결정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해외사도 여럿 참여하기 때문에 이보다 더 낮아지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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