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이 예고된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두 기업의 상장 규모만 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한생명이 신주모집과 구주배출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삼성생명의 경우 100% 구주매출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일 신주발행까지 이뤄지면 그 규모는 5조원을 훌쩍 넘게 된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 등 공기업 상장이 대거 계획돼 있고 중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내년 국내 IPO 시장이 껴안게 되는 공모 물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PO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며 물량이 크게 늘어난 올해조차 3조원에 불과하다. 지난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완료된 IPO 딜은 55건으로 2조9249억원이다. 남은 한 달여간 진행될 딜을 포함하더라도 3조원을 크게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해외 수요가 이러한 부담을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일본 다이치생명을 포함해 AIA(American International Assurance), 차이나퍼시픽(China Pacific) 등 해외 대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내년도 상장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내년 4~5월로 예정된 다이치생명의 예상 공모규모는 50~60억달러, 한화로 6조~7조원이며 AIA가 40~50억달러(한화 4조~5조원), 차이나퍼시픽이 30~40억달러(한화 3조~4조원) 규모다.
IPO 기업들의 경우 공모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투자자 분산으로 공모가가 낮아지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며 자칫하면 실권주가 대량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는 상장 주관사와 인수단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물량 부담에 따른 주가 희석으로 증시 침체가 초래돼 증시 참가자 전체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갑작스러운 상장 결정이 증시 전체의 골칫덩이가 될 수 있다"면서 "IPO 예정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필요한 경우 증시 발전을 위해 감독당국이 이를 조율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