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3사 7조 IPO에 내년 증시 소화불량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11.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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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3사ㆍ인천공항ㆍ해외기업 등 잇단 상장에 수급 악화 우려

대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삼성생명이 생명보험사 기업상장(IPO) 대열에 가세하는 등 대형 생보사 상장이 러시를 이루면서 내년도 국내증시의 IPO 규모가 시장에서 소화 가능한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이 예고된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두 기업의 상장 규모만 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한생명이 신주모집과 구주배출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삼성생명의 경우 100% 구주매출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일 신주발행까지 이뤄지면 그 규모는 5조원을 훌쩍 넘게 된다.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을 완료한 미래에셋생명까지 더하면 생보사 상장으로만 국내 증시가 소화해야 할 IPO 물량이 7조원을 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 등 공기업 상장이 대거 계획돼 있고 중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내년 국내 IPO 시장이 껴안게 되는 공모 물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거의 폭증 수준이다. 지난 2004~2008년 5년 간 국내 시장에서는 연 평균 2조원 규모가 공모 물량으로 나왔다.

IPO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며 물량이 크게 늘어난 올해조차 3조원에 불과하다. 지난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완료된 IPO 딜은 55건으로 2조9249억원이다. 남은 한 달여간 진행될 딜을 포함하더라도 3조원을 크게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3사 7조 IPO에 내년 증시 소화불량


내년 IPO 규모가 갑자기 두세 배 이상 늘어날 때 과연 시장의 수요도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날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해외 수요가 이러한 부담을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일본 다이치생명을 포함해 AIA(American International Assurance), 차이나퍼시픽(China Pacific) 등 해외 대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내년도 상장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내년 4~5월로 예정된 다이치생명의 예상 공모규모는 50~60억달러, 한화로 6조~7조원이며 AIA가 40~50억달러(한화 4조~5조원), 차이나퍼시픽이 30~40억달러(한화 3조~4조원) 규모다.



IPO 기업들의 경우 공모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투자자 분산으로 공모가가 낮아지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며 자칫하면 실권주가 대량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는 상장 주관사와 인수단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물량 부담에 따른 주가 희석으로 증시 침체가 초래돼 증시 참가자 전체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갑작스러운 상장 결정이 증시 전체의 골칫덩이가 될 수 있다"면서 "IPO 예정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필요한 경우 증시 발전을 위해 감독당국이 이를 조율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생보3사 7조 IPO에 내년 증시 소화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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