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상장시기 비슷 대한생명 "일정대로"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2009.11.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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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갑작스런 소식에 난감"

삼성생명이 조기 상장을 추진하자 이미 이달초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을 준비해온 대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삼성생명보다 앞서 상장을 하는 경우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할 수 있고, 그렇다고 이를 미루는 것도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본다.



우선 대한생명은 지난 4일 상장 주관사로 국내 3곳, 해외 3곳 등 총 6개사를 선정하고 대우증권과 대표 주관계약을 했다. 상장 주관사로 구성된 인수단으로부터 2개월여의 걸친 기업실사를 받은 후 내년 1월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대한생명은 삼성생명의 갑작스런 상장 추진 소식과 관계 없이 예정대로 상장일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16일 대한생명 관계자는 "예정된 일정대로 상장준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기업실사와 가치평가 등의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2분기에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상장 예상 시기가 삼성생명과 비슷해진다. 삼성생명은 내년 상반기에 상장하겠다는 입장인데 상장 준비에 소요되는 일정 등을 감안하면 대한생명이 계획한 4~6월과 겹치게 된다. 두 회사가 맞붙을 경우 현실적으로 대한생명이 손해 볼 확률이 높다.

시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대한생명이 삼성생명보다 늦게 상장하는 것을 꼽는다. 삼성생명이 대한생명보다 먼저 상장해 밸류에이션을 높게 책정한 후 그 후광효과로 대한생명이 삼성생명과 동양생명 중간 정도의 밸류레이션으로 상장하면 두 회사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 반대의 경우다. 대한생명이 상장하고 2~3개월 후 삼성생명이 상장하게 될 경우 시장 관심이 대어인 삼성생명으로 쏠려 대한생명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대한생명이 상장을 늦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일정을 예고한 상태에서 상장을 늦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모두 상장시기가 비슷한 점이 부담이 될 것"이라며 "두 회사가 만나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 방법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나서서 시기를 조율해주는 방법도 제시한다. 두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상장해서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이 될 경우엔 당국이 나서는 것도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한편 대한생명 다음으로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미래에셋생명도 당혹한 표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내년 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 상장 추진과 관련 "아직 내부적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갑자기 소식을 듣게 돼 난감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은 어설프게 두 회사와 맞붙는 것보다는 아예 상장을 빨리 하거나 하반기 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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