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숲에서 가을과 만나다

머니투데이 2009.10.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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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교양강좌] 한시의 숲을 거닐다

가을이 깊어가는 만큼 문학과 예술을 향한 감성도 깊어지기 마련이다. 선선한 나무그늘 아래서 한 편의 옛 시를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 거기에 명강사의 문학강좌가 어우러진다면 금상첨화다.

중국 고전 명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홍상훈 교수의 강좌 '한시의 숲을 거닐다'를 한번쯤 들어봄 직하다. 중국의 한시(漢詩)는 동양문학의 진수이긴 하나,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기란 쉽지 않다.



이유는 무엇보다 어렵기 때문. 우선 한자를 알아야 할뿐더러 오언절구, 칠언율시, 쌍성, 대구법 등 한시를 감상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문법도 산더미다. 그러나 홍 교수의 강의는 중국 한시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단번에 바꾼다.

시(詩)는 예술이기에 앞서 시인의 감정 토로요, 사회의 거울이다.



때문에 이 강좌는 난해한 시를 예술의 입장에서 단순 해석하기보다는 각 작품들이 만들어진 사회적 맥락, 시인의 특별하고 불행했던 삶 등 작품과 관련한 다양한 주변 환경을 먼저 들려준다. 또한 교과서나 책에서 흔히 보는 작품보다는 새롭고 심미적인 작품 위주로 감상하게 한다.

특히 가장 난해한 시인으로 알려진 이하(李賀)에 대한 풍부한 설명은 이 강좌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당대 시인인 이하는 보들레르와 키츠에 비견되며 ‘시귀(詩鬼)’라 불릴 정도로 비상한 시재를 지닌 인물이다. 27세로 요절한 그는 대체로 우울하며 부정적인 데다 상당히 난해한 시들을 많이 썼다.

그러나 풍부한 상상력과 파격적이며 감각적인 형식이 높이 평가되어 최근 들어 최고의 중국 시인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강좌는 2부로 나뉘어 총 20개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완적, 이하, 이백 등 명시인들의 시세계를 ‘불행한 삶이 빚은 아름다운 시’, ‘변방, 존재의 가장자리’, ‘깨달음의 노래’, ‘도가 있어 산은 외롭지 않다’ 등의 주제로 들려준다.

강의를 들은 한 수강생은 “중국 한시가 어렵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명시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상훈 교수는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 전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인제대학교 중국학부에서 한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한시 읽기의 즐거움', '전통시기 중국의 서사론', '그래서 그들은 서천으로 갔다' 등이 있으며 역서로 '손오공의 여행', '시귀의 노래'가 있다.

강좌 바로가기: 홍상훈 교수/ 한시의 숲을 거닐다
<기사 및 동영상 강좌 제공: ㈜에버에듀닷컴(www.evered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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