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도 안정" 美 경기 전환점 통과 확인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8.08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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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고용감소 연중 최저, 실업률 15개월래 첫 하락

미국 경기회복의 최대 관건으로 여겨지는 고용시장에도 훈풍이 불기시작했다.
금융시장 안정 및 주택시장 회복과 더불어 일자리 감소에도 브레이크가 걸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가 회복기에 진입했음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 일자리감소 연간 최저....자동차업종은 오히려 '증가'



미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고용자수는 24만7000명 감소하는 데 그쳐, 전달의 46만7000명보다 감소폭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27만5000∼32만5000명보다 소폭이 적었다.

이로써 2007년 12월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지난달까지 총 67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하지만 월간 고용감소가 70만명에 달했던 올 1월에 비하면 고용시장 안정추세가 자리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 서비스업 등 거의 전산업 부문에서 일자리 감소 속도가 둔화됐다. 제조업에서 사라진 일자리는 5만2000개로 연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자동차업종은 예상밖으로 일자리가 2만8000개 늘어나기도 했다. 이미 대대적인 해고가 이뤄진 덕에 계절적 해고가 불필요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고용규모가 가장 큰 서비스업에서는 11만9000명, 금융업에서는 1만3000명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모두 전달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고용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임시직 고용은 1만명 아래로 떨어져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
의료부문은 지난달에도 1만7000명을 추가 고용, 고용창출 규모가 가장 컸다. 정부는 7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했다.


◇ 실업률 15개월만에 첫 하락, 노동시간 1년만에 첫 상승

가계조사를 통해 집계되는 지난달 실업률은 9.4%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감소하며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만에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딩초 실업률은 전달보다 악화된 9.6%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여전히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들이나 취업 포기자 등을 포함할 경우 실제 실업률은 16.3%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6월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한 것이다.

7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지난달보다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0.1% 증가할 것이란 전망보다 증가폭이 크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2.5% 상승했다. 이는 전망치와 일치한다.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33.1시간으로 0.1시간 상승, 지난해 8월 이후 1년만에 처음
으로 늘어났다.



◇ '전환점' 시사 지표 잇따라....오바마 "최악 지났다"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완연한 회복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을 뒤엎고 연률 기준 1% 감소하는데 그쳤다.

정부의 중고차보상 프로그램 덕에 지난달 자동차 판매가 전달대비 늘어나는 등 제조업 경기가 안정되면서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도쿄 미스비시의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럽키는 "고용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경제도 터닝포인트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고용지표 발표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우리는 최악의 시기가 지났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를 발견했다"며 경기침체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고 선언했다.

◇ "소비 조기 회복 힘들다" 경계 여전



물론 여전히 앞으로 수개월내에 두자릿수 실업률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새로 사회에 진출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멈추는 것으로 부족하며 최소한 2.5%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하락과 수입감소로 타격을 입은 소비자들이 이같은 성장률을 뒷받침할만큼 지갑을 열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2007년6월이후 지난해말까지 실질 개인소득은 무려 22%나 감소했다.

미국 경제 성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살아나는데 앞으로도 몇년이 걸린다면 실업률 역시 쉽사리 내려오지 못하고 경기회복 속도도 늦어질수 밖에 없다.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이코노미스트 하이디 쉬롤츠는 "주택 내구재 수출 등 과거미국 경제 회복을 이끌었던 추진력을 올해안에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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