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간 배드뱅크는 총 1조5000억원 규모로 설립될 예정이다.
다만 은행들은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배드뱅크에 처음부터 1조원을 출자하지 않고, 부실채권 매각규모에 맞춰 출자액을 높여가는 방식을 논의했다는 전언이다.
은행별 특수성 문제까지 발생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 비금융 자회사 출자한도 문제가 있어서 지분율을 15% 이상 올리기 어려졌다는 것이다. 당초 7곳 은행이 각각 14.28%의 지분을 갖기로 했으나, 외환은행이 빠지며 각각의 지분율이 16.66%로 올라갔다.
은행들은 우리·농협이 각각 15%씩 지분을 갖도록 하고, 나머지 은행들이 이를 부담하기로 했으나, 세부방식에선 입장차이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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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별 입장과 상황에 따라 설립계획이 시시각각 변했고, 일정도 많이 지체됐다"며 "이런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됐으며, 이르면 다음주 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MOU가 체결되면 각 은행별 담당자들을 파견해 실무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합의되지 않은 세부부분은 TF에서 조율할 예정이고, 배드뱅크의 부실채권 매입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드뱅크에 매각되는 부실채권은 원금(최초 OPB)기준이 아니라, 회수가능성에 따라 할인된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예컨대 10억원의 아파트담보대출은 7억원에, 1억원의 가계신용대출은 2000만원에 배드뱅크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배드뱅크의 자본금은 1조원이나, 실제 매입하는 부실채권은 5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