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업계 "피해 우려? 괜찮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7.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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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로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분야가 기계 업종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계 관세율이 유럽보다 훨씬 높은데다 관세 철폐 이후에는 수백 년에 걸쳐 기계 분야의 기술을 쌓아온 유럽을 맨몸으로 상대해야 하는 탓이다.

그러나 정작 기계업계는 한-EU FTA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합 분야가 많지 않은데다 관세 철폐 이후에도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산 기계가 앞서기 때문이다.



13일 기계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기계 관세율은 6.8%로 EU 지역의 평균 관세율 2.0%의 3배가 넘는다. 관세 철폐시 상호 수입시장에서 EU산 기계의 가격경쟁력 제고 효과가 국산 기계에 비해 훨씬 더 큰 셈이다.

한-EU FTA 협상에서 한국 측은 건설중장비(8%)와 기타 기계류(관세율 16%)만 7년내 관세를 철폐할 뿐 나머지 모든 EU산 기계류에 대해서는 관세를 즉시 또는 3년내 철폐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EU지역의 기계 산업은 기술력 면에서 한국을 상당부분 앞서 있다. 정밀기기와 특수장비 분야가 특히 기술 격차가 크다. 기계 부문에서의 대EU 무역적자도 심각하다.

EU는 일반기계 22개 품목 가운데 식품가공ㆍ종이제조ㆍ농기계 등 13개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체 기계 수입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국산 기계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기계 업계의 시각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EU산 기계와 국산 기계의 가격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관세가 7% 정도 철폐되더라도 EU산 기계가 국산 기계의 시장을 잠식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 환율 상승으로 가격 격차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또 한국과 EU의 상호 기계 수입시장에서 겹치는 부분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EU는 우리나라에 주로 고가 기계를 수출하고, 한국은 EU지역에 중저가 기계를 수출한다"며 "주력 수출 품목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EU FTA가 발효되더라도 국내 기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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