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회복 낙관…우려도 많다"-FT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5.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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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 투자' 특별판 펴내고 韓의 강점과 약점 지적

"한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의 폐허와 1997년 외환위기라는 두개의 큰 위기를 겪었지만 꺾이지 않고 인상적인 회복 속도를 보였다. 한국이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유인을 제공하려면 이번 글로벌 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다시 한번 놀라운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한국에 투자하기'(Investing in South Korea)란 제목의 특별판을 발행하고 "한국이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자들에게 풍부한 기회를 제공해줄 수 여지가 있다"는 낙관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FT는 앞으로 한국이 아직 극복해야할 경제적 난관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FT는 한국 경제의 부정적인 요인을 다음과 같이 광범위하게 제시했다.

FT는 "빨간 머리띠를 두른 힘있는 강성 노조, 영어 소통 능력 부재, 서울의 단조로운 콘크리트 빌딩숲 등도 싱가포르나 홍콩에 비해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라는 지정학적 우려가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며, 최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따른 북한의 내부 격변 가능성도 예고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권력 승계가 평화롭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한반도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FT는 그러나 "한국 경제는 지난 1분기 전분기대비 0.1% 성장세를 나타내는 등 빠른 회복의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FT는 한국의 민간 부문도 위기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핵심인 휴대폰(정보통신부문)은 회사가 꾸준히 흑자를 낼 수 있도록 이끌고 있으며, 현대차도 중국과 미국에서 성공적인 판매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경제의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어 한국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월 저점에서 50%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지난해 18% 하락한 점도 여전히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으로 어필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이 한국 오비맥주를 안호이저부시로부터 18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 투자는 늘고 있다.



영국의 테스코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 1분기 삼성테스코와 합작으로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그린뉴딜정책에 수혜를 입으려는 유럽의 풍력 발전 터빈, 리튬이온배터리 업체들도 한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게일 인터내셔널은 35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해 서해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리처드 도브 맥킨지 파트너는 "첨단 기술 및 조선 분야에서 대만과 중국이 바짝 뒤쫓고 있지만, 해외 투자자들을 놀라게 만드는 한국인의 근무에 대한 열정이 경쟁적 우위를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중국이나 대만에 비해 더 좋은 서비스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FT는 이 같은 강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경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 중에는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지구에 대한 비판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자유무역지대가 두바이나 홍콩과 같이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국 경제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게제 했다는 이유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체포한 과정 역시 해외 투자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

또 은행가들은 한국의 지나친 규제가 해외 투자자들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성 노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도 크다. 세계 최대 팩키지 업체인 테트라팩이 한국을 떠난 것도 노조와의 마찰이 컸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러나 도브는 "이번 위기는 한국이 일부 부분의 공급과잉, 정치적·법적 규제, 노동관계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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