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13호)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금융잉여는 -94조5000억원으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계 금융잉여는 연간 금융자산 증가액에서 금융부채 증가액을 뺀 것으로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과 연관성이 크다.
지난해 가계의 금융부채는 전년보다 7.9% 증가한 802조원으로 가처분소득에 비해서는 1.4배에 달했다. 한은은 가계의 보유 주식과 펀드의 평가손실 확대로 금융잉여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경감될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7.5%에 달했던 지급이자/가처분소득 비율은 올해 5.8%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은은 예상했다.
한은은 가계의 금융부채 증가, 자산가격 하락 등으로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되고 있지만 금리 하락으로 채무상환과 관련한 가계의 현금흐름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들의 경우 중소 수출기업의 영업 관련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중소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율은 5.6%로 2007년 2.6%에 비해 3%포인트 향상됐다. 반면 대기업은 6.0%에서 5.5%로 다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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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소기업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1.4%에서 -4.4%로 도리어 악화됐다. 대기업도 6.6%에서 3.1%로 둔화됐다. 환율 급등 등에 따른 영향과 환헷지상품(KIKO) 등의 부정적 영향의 반영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악영향으로 대기업의 부채비율도 지난 2003년(102.4%) 이후 처음으로 100%를 넘어서 102.5%로 높아졌다. 중소기업 부채비율은 2007년 69.1%에서 지난해 82.1%로 올라갔다.
한은은 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도 자금공급이 아직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신용시장 회복이 금융시스템 안정성 유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