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상득, '경주, 갈수도 안갈수도…'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4.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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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쁜 재보선 숨죽인 수장들…친이 vs 친박 대리전 우려

4·29 경주 재선거에서 친이(친 이명박)계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와 친박(친 박근혜)계 정수성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두 계파의 수장들은 몸을 감추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 얘기다.

이 의원은 경주 재선거 지원 유세를 사실상 포기했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부터 인천 부평을, 전주 등을 돌며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경주에는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엔 울산을 방문하고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경주를 찾지 않고 다음날 전주로 향했다.



이 의원은 최근 측근들에게 "경주는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자신이 경주를 방문하는 순간 경주 선거가 '친이·친박 대리전'으로 부각된다는 점을 염려했다는 전언이다.

한 측근은 "이 의원이 경주에 내려가 지원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지 않느냐"며 "다만 마음속으로 정종복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선거의 여인'이라는 별칭까지 갖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선거 초반부터 계속해 '침묵 모드'를 지켜오고 있다. "선거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는 게 박 전 대표 측의 입장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5일 대구에서 열린 '비슬산 참꽃 축제' 개막식에 참석해서도 이번 재보선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흐드러지게 핀 참꽃을 보며 일상의 힘든 일들을 털어버리고 새 출발을 했으면 좋겠다"는 축사가 전부였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가 일찌감치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사실상 정수성 후보에게 '마음'을 표시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수성 후보를 직접 지원할 경우 해당 행위를 한다는 비판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아예 선거에 개입하지 않기로 한 것이란 얘기다.


이번 대구 방문을 두고도 인접 지역인 경주 재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경주와 단일 생활권인 대구를 방문하는 것은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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