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한 거품 목욕 속의 진실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9.04.2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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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세상에 사는 우리]<6-2>지구의 날...내 피부와 지구를 살리는 목욕법

편집자주 이해관계가 달라도 우리는 서로 연결된 하나의 존재다. 각자의 의도나 의지와 관계 없이 서로의 삶에 영향을 준다. 다른 나라의 경제위기와 환경파괴는 우리나라의 시장 축소와 기후변화로 이어진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로운 해결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는 2009년 쿨머니 연중 캠페인 '하나의 세상에 사는 우리, 하우(How)'를 통해 지구촌 당면 과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 그 노하우를 전한다.

'구름 같은 거품이 가득한 욕조 속에 아름다운 여인이 나른한 표정으로 누워 있다. 그 때 바깥에서 누군가 그를 부른다. 미인은 거품 묻은 나신에 목욕가운을 걸친다.'

할리우드 영화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로맨틱한 목욕 장면이다. 이 모습을 보며 많은 소녀들이 거품 목욕을 꿈꾼다. 하지만 거친 피부를 꿈꾸는 소녀는 없을 것이다.



최근 발간된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구희연 이은주 지음)은 거품 목욕의 진실을 다음과 같이 폭로한다.

"수돗물로 15분간 샤워할 때 몸속에 들어오는 염소의 양은 수돗물 1ℓ를 마셨을 때의 600배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중략) 따뜻한 물에 거품을 풀고 그 속에 10분, 길게는 30~40분 동안 몸을 담그면 피부의 모공이 열리고 계면활성제와 같은 여러 유해성분들을 아주 잘 흡수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일반적으로 버블배스 즉 거품목욕제엔 계면활성제가 전체 양의 40~50%를 차지한다. 샴푸는 계면활성제가 30~40%다. 계면활성제는 수성, 유성 성분의 원료들을 잘 섞어주고 효능 성분을 진피까지 침투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천연 계면활성제는 유화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목욕용품 제조업체들은 유화력이 강력한 합성 계면활성제를 쓰지만 피부엔 독이다.

건국대 최완수 교수팀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합성계면활성제인 SLS(Sodium Lauryl Sulfate)와 SLES(Sodium lauryl ethylene sulfate)가 아토피성 피부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물질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생쥐를 SLES에 노출시키면 심각한 피부병 증상이 나타나거나 세포 변화가 일어났다. SLES는 석유계 계면활성제 성분으로 때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며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샴푸와 비누에 들어 있다.

게다가 합성계면활성제는 자연 상태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합성세제들의 생분해도는 약 70~90%다.

합성계면활성제는 정수장에서도 완전히 정화되지 않아 식수를 통해 우리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기도 한다. 합성생활하수가 유입되는 하천에서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친환경 전문몰 이로운몰(www.erounmall.com)의 강혜용 생활용품 담당 매니저는 "천연계면활성제를 사용한 샴푸와 바디클렌저 등을 쓰면 피부 보호막은 그대로 둔 채 때만 잘 벗겨낼 수 있다"며 "천연 바디용품이 비싸다고 느껴지면 천연비누를 사서 쓰거나 만들어 쓰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합성계면활성제가 든 바디용품을 써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긴 세월이 지난 후 우리 가족의 몸과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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