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가리' 없는 남자의 위기

황인선 KT&G 북서울본부 영업부장 2009.03.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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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톡톡]신 '개미와 베짱이' 경제론

'멋대가리' 없는 남자의 위기


공연계 '3:3:3 원칙'은 공연 예매율 30%이상, 40대 남자 관람률 30%이상, 남자가 여자대비 30%를 넘으면 대박친다는 겁니다. 이를 뒤집으면 문화수요의 7-80%가 2-30대 여자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올까요? 세상은 작용과 반작용입니다. 원인제공자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멋대가리 없는 한국남자들입니다.



위안을 준다면, 좋은 남자인데 멋대가리 없는 남자들. 어떤 남자냐? 유머, 연극, 모험, 전시회 등과는 담쌓고 등산, 재테크, 老테크에 '올인'하는 착한 개미류 남자들입니다.

컬처노믹스, 休.美.樂 시대입니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이 멋대가리 없는 개미류 남자들하고 알파걸, 돌싱, 골드미스 여자들 간에 감성수준이 불통이니 '개미남자하고는 안 놀아'하면서 여자들끼리 뮤지컬, 해외여행, 전시회, 콘서트로 몰립니다.



놀이 겸 자기 투자입니다. 이들이 돈 안 벌고 놀기만 하는 베짱이냐? 그렇지 않죠. 자기 일 가지고 지갑 빵빵한 '개미+베짱이' 즉, 개짱이입니다. 기업, 지자체가 '아트' 마케팅으로 이 베짱이 시장을 맹렬하게 공략하고 있습니다.

김정운 명지대 여가경영학 교수는 우리 남자들은 '독수리5형제 증후군'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자기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지구를 지키는' 추상적 사명에는 관심들이 높지만 정작 자기를 바꾸고 관리하는 데는 소홀하다는 겁니다.

대통령 말, 선거, 정치 가십에는 핏대를 올리지만 자기가 직접 바꿀 수 있는 생각, 태도의 변화에는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 대합니다. 주변의 소소한 것들에 관심이 없고 변화가 없으니 멋대가리가 없죠.


*체크해봅시다. 본인이 멋대가리 없는 남자인지.

▷ 창조경영, 감성 리더십하면 은근히 자신이 없다.
▷딸이 "아빠, 발레에서 빠드되(Pas de Deux: 남자와 여자 둘이 추는 춤)가 뭐야?" 물었는데 아빠는 "뭐라, 빠드득?"한다.
▷ 트렌드나 예술 매거진은 월 한 권도 안 본다.
▷ 노브레인, 훌, 넬, 거미, 강허달림 이중 하나도 모른다.
▷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전쟁 뮤지컬로 알고 있다.

이 중 3개가 자기 얘기면 멋대가리 없는 남자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만일 그가 마케터나 CEO라면 여태까지는 잘 버텨온 겁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가 왜 중요하냐? 경제 권력이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브런치, 명품, 카페거리 누가 만들었습니까. 뿐인가요? 여자들이 대기업 중역자리에 속속 오르고 고시 합격률도 남자를 역전했습니다. 이런 여자들이 또 자식 교육을 맡고 있으니 미래 권력까지도 좌지우지합니다.

세일을 하던 로비를 하던 이런 여자들과 일하려면 옛날처럼 골프, 강남 텐 프로, 사우나 미팅으로 될까요? 이제까지는 사회권력, 기업간부의 90%가 남자라 여자들이 남자에게 맞추는 게 생존법이었지만 달라질 겁니다. 스마트한 회사들 여성비율이 30- 50%인 현실을 쉽게 보지 마십시오.

뉴 코크의 실패를 맞추고 여자 노스트라다무스라고 평가받는 페이스 팝콘은 일찍이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마케팅 시대(Eve'olution)가 온다고 예견했습니다.

문화와 여자, 그리고 감성이 선택이 아니라 생존법인 현실이 오고 있습니다. 돈이 남고 시간이 남을 때 즐기는 게 문화나 예술이라고 생각하면 '한글을 만드는 건 오랑캐 나라입니다'라고 반대했던 최만리처럼 될 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애인, 아내, 이웃집 여인(?), 높으신 여인이 무엇으로 사는지 살펴보고 가장 시급한 과제로 2년 내에 '좋고 멋대가리 넘치는' 남자로 귀환하십시오. 개미와 베짱이 우화는 뒤집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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