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기아', 오너 빠지고 새롭게 디자인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3.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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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이사회 통해 새 대표이사 체제, BW 발행 결의

기아자동차 (103,500원 ▲3,000 +2.99%)가 6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고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었다.

↑ 정성은 부회장(왼쪽)과 서영종 사장↑ 정성은 부회장(왼쪽)과 서영종 사장


기아차는 이날 이사회에서 정성은 부회장과 서영종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정의선 사장은 등기이사에 재선임됐지만 대표이사에 복귀하지는 않았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등기이사 임기를 만료하고 기아차 인수 10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기아차는 오너 일가가 처음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모두 빠지고 형식상 독립경영체제를 갖췄다.

정 부회장은 국내외 영업을 중심으로 기아차 전체를 총괄하며 서 사장은 노무 등 내부 실무를 책임지는 구도다. 이날 등기이사에 새로 선임된 이재록 전무(재경본부장)는 재무 전반을 맡는다.



최근 수년간 강조돼 온 ‘디자인 경영’이 더욱 가속화돼 ‘디자인 기아’라는 독립적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기아차는 로체 이노베이선, 쏘울 등 독특한 디자인의 신차를 잇따라 내놓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2.7% 증가한 16조382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54억원 적자에서 308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대표이사를 맡지는 않았지만 아버지가 물러난 기아차에서 정 사장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해외영업에 중심을 둘 정 사장은 기아차의 독립적 역량으로 글로벌 불황을 타계해야 할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평이다.

또 이날 기아차는 처음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자금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4000억원 규모에 만기 3년, 표면이자율 1%, 만기이자율 5.5%로 발행되며 행사가격은 6880원이다.


이재록 전무는 “차입금 차환을 위해 BW를 발행한다”며 “안정적 자금 조달로 회사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시장의 우려와 달리 BW 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비용 절감효과를 감안하면 주당순이익(EPS) 희석효과는 10% 정도”라며 “BW 발행설이 돌면서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장기적으로는 기아차 재무구조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극도의 경기침체가 시작된 가운데도 선전을 펼친 기아차에게는 올해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말부터 위기가 본격화됐기 때문에 올해가 운명을 가를 시기”라며 “기아차는 환율과 재고처분 효과 등 단기적 반사이익을 넘어 브랜드 경쟁력 강화, 다양한 자금확보 루트 등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는 체질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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