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계열 CEO 인사권 가져온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9.03.0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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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CEO 추천위 구성..행추위는 해체

우리금융이 그룹 전략과 호흡을 맞추지 못하는 경영진은 교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계열사 인사권을 넘겨받는다는 계획이다. 경제위기를 맞아 '계열사별 자율경영' 보다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금융 'CEO 추천위' 구성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11,900원 0.0%)은 조만간 '자회사 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앞으로 성과가 좋지 못하거나 그룹의 경영전략을 따르지 않으면 교체가 결정되고, 후임은 CEO 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한다. CEO 추천위의 운영방식이나 참여인원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사외이사 및 예금보험공사 등이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추천위는 우리은행 뿐 아니라 경남·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파이낸셜 등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활동한다. 우리·경남·광주은행은 '행장후보 추천위원회(행추위)'를 해체하고, 행추위가 갖고 있던 기능은 CEO 추천위로 넘긴다.



이들 은행은 우리금융 소속이지만 그동안 은행장 선임 및 경영전략 수립은 비교적 자율적으로 결정했다. 우리은행 행추위의 경우 사외이사 3명, 외부전문가 3명, 예금보험공사 1명 등 총 7명으로 우리금융 인사가 포함되지 않았다. 행추위가 해체되고 CEO추천위가 활동하게 되면 인사권은 실질적으로 우리금융에 넘어가게 된다.

우리금융 계열사들은 다음 주 이사회에서 정관을 변경, 전권을 위임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및 광주은행 이사회는 9일, 경남은행은 10일로 정해졌다. 우리금융은 정관변경 대신 사내규정을 수정하기로 했다.

◇갑작스런 개편 왜= 우리금융은 유례없는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개편이라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위기를 맞아 조직의 순발력과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CEO 추천위가 구성되더라도 당분간 특별한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시장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으나 계열사의 대응이 생각보다 유기적이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계열사들의 경영권을 지나치게 보장한 탓에 그룹차원의 전략이 종종 어긋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다소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게 금융권의 반응이다. 경영 통일성은 굳이 인사권과 연결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주사는 큰 틀의 경영전략에 집중하고, 각 계열사는 이를 토대로 상황별 세부방침을 세워 적용해 가는 게 통상적"이라며 "우리금융의 경우 인사권이 아니더라도 이를 조율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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