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아이슬란드는 세계적 경제위기의 와중에서 2008년 10월 주요 상업은행들이 국유화되고 환율이 연초 대비 2배 상승하는 등 금융 및 외환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결국 10월24일 국제통화기금(IMF)에 지원을 요청합니다.
세계화에 잘 적응하여 경제성장을 한 모범적 국가로서 한때 선망의 대상이던 아이슬란드가 파국을 맞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상업은행들이 해외차입을 통해 영업규모를 지나치게 확대한 가운데 국제적 유동성 위기로 외화차입이 어려워졌는데 중앙은행 등 정부당국은 부족한 외화를 충분히 공급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GDP의 13% 수준에 불과하였습니다. 즉, 은행들의 자산 및 부채구조는 국제 유동성 위기에 취약했고 정부당국의 대응능력은 미약했던 것입니다.
아이슬란드가 어떻게 했다면 경제적인 파국을 피할 수 있었을까요. 동 보고서에서는 그 한 가능성으로 아이슬란드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여 자국 통화인 크로네를 포기하고 국제 기축통화인 유로화를 채택했다면 파국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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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아이슬란드가 EU의 일원이었다면 유럽 중앙은행의 지원으로 심각한 외화유동성 부족에는 시달리지 않아 보다 수월히 경제위기에 대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재무장관을 역임한 한니발손씨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합니다.(Hannibalsson, 2009, 'the International Financial Crisis: the Case of Iceland')
아이슬란드의 금융위기 사례는 금융국제화를 통한 발전전략이 처할 수 있는 위험성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외화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금융국제화가 지나치게 이루어질 경우 그 성장의 과실은 신기루와 같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금융국제화의 진전을 고려할 때 아이슬란드의 사례가 반면교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