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에 수입차 리스업체도 울상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3.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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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자동차 리스업체 취급액 70% 감소
-환율상승으로 리스가격 인상 불가피

캐피탈사들이 원/달러 환율상승에 좌불안석이다. 업체들은 그간 수입차 리스로 짭짤한 수익을 올려왔으나, 수입차 가격이 오르고 있어 영업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비용인상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지만 시장침체로 여의치 않다. 유동성 압박을 느끼는 업체들은 자칫 현금확보를 위해 적자영업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월 캐피탈사들의 수입차 신규리스 취급액은 4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월평균 1200억원)보다 70%가량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차 리스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월평균 240억원을 기록했으나, 올 들어서는 40~50%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대우캐피탈, 우리파이낸셜 등도 수입차 리스 취급액이 절반이상 줄었다는 전언이다.

수입차를 선호하는 고소득층이 지갑을 닫은 영향이 크다. 그러나 원/달러, 원/엔 등 환율상승에 따른 차량 구매비용 상승에서 이유를 찾기도 한다. 원/달러 환율은 수입차 리스가 인기를 끌던 2007년말 900원대에서 이날 1534원(서울외환시장 종가)으로 크게 올랐다. 환율상승은 수입차 가격인상으로 이어졌고, 리스영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차 리스의 침체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건 수입차 판매대수다. 한국 수입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5000대 이상이던 판매량이 올 들어 월 3700대로 25%가량 줄었다. 리스는 차량판매 감소의 2배 이상 타격을 입는다는 게 통설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 올 들어서는 신규리스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대형사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수입차를 주력으로 해왔던 중소 리스사들의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최근 수입차 가격이 들썩이는 것도 리스사들의 고민을 더하고 있다. 수입업체들은 소비침체를 우려, 그간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인상을 최대한 자제했으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수입업체 관계자는 "매출감소를 우려해 그간 환율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상당폭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혼다자동차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 1만대 이상을 판매, 수입브랜드 가운데 1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월 판매대수를 400대 이하로 제한했다. 적자영업을 우려한 조치로, 수입차 시장의 침체를 알려주는 사례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차량가격 상승에 맞춰 리스료를 올릴 수는 있으나, 매출감소라는 부메랑 효과가 더 크다"며 "영업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 수익성 확보보다 자금회전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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