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립스틱 대신 스킨 크림 효과'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9.02.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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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도 일본 고가 화장품 판매 '탄탄'

↑시세이도의 시너지크 크림↑시세이도의 시너지크 크림


# 패션 스타일리스트인 타니우치 미와코(34)는 지난해 수입이 30%나 줄었다. 하지만 비싼 저녁 덜 먹고 구찌, 루이비통 '신상' 핸드백를 안 살 지언정 크림 로션 지출을 줄일 순 없었다.

미와코는 "크림 로션 가격이 금값이지만 다른 비용은 다 줄여도 스킨 로션은 줄일 순 없다"고 말했다.



미와코는 시세이도의 시너지크 수분 화이트닝 크림을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40g 당 12만6000엔(1350달러), 우리돈으로 200만원에 가깝다.

# 금융업종 종사자인 사토 노리코는 "옷을 안 살지언정 화장품은 늘 쓰던 대로 쓰겠다"고 말한다. 노리코는 50g당 1만8800엔 정도인 클라린스의 노화방지 크림을 쓰고 있다.



노리코는 "제일 우선 소비가 스킨케어"라며 "더 싼 옷을 살 순 있지만 화장품은 일정한 품질의 것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내 백화점 화장품 판매는 지난해 11월까지 최근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 최대 화장품 제조업체인 시세이도는 크림 매출이 예상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일본 2위, 3위 화장품업체인 카오(Kao)와 코제(Kose)도 최고가 제품의 판매가 목표치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오카산증권의 마쓰무라 리카 전략가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명품 화장품의 수요는 여전히 안정적"이라며 "지난 10년 이상 동안 피부 관리와 노화 방지에 관한 여성들의 관심은 계속 높아졌다"고 말했다.

고가 화장품의 이같은 증가세는 경기침체로 식품, 화장품 등 내수용품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26.2로, 일본 정부가 1982년 통계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마에다 신조 시세이도 회장은 이달초 "고가의 화장품은 경기 하강을 거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시세이도의 2만엔 이상 스킨케어 제품을의 판매는 지난 2004년에서 2007년까지 3년새 24% 신장했다.

140ml 당 1만500엔인 시세이도 로션과 150g에 1만2600엔인 마사지 크림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석달간 판매가 20% 증가했다.

카오의 오자키 모토키 회장은 "2000엔 이하인 화장품 판매가 줄어든 반면 5000엔 이상인 화장품 판매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엔화 강세로 일본 수출업체들의 해외 판매가 급감하고 있지만 화장품 업체들은 여전히 탄탄한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엔화는 기준통화인 달러화 대비 23% 상승했다. 전 세계 16개 주요 통화 중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해 시세이이도의 해외 매출은 38%, 카오는 28%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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