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덩치만 커졌네"..수익성은 악화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2.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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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의 자산은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되는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성과는 있었다는 평가다.

◇연체율 상승 반전=금융감독원은 105개 저축은행들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15.6%로 같은 해 6월 말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저축은행들의 연체율은 지난 2007년 말 14.7%에서 지난해 6월 말 14%로 하락하며 개선 추세였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부실화되며 상승 반전했다.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의 2008년 회계연도 상반기(08년 7월~12월) 당기순이익은 1867억원으로 전년 동기(3064억원) 대비 39.1%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시작된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유가증권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저축은행들이 2114억원 상당의 투자손실을 입은 탓이다.

금융당국에서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 투자손실을 감안해 회계기준을 완화한 조치가 그나마 손실 규모를 축소시켰다. 1년 내로 처분하는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단기매매증권을 당기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 만기보유증권이나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기업회계기준 완화 조치가 없었더라면 이 같은 손실 규모는 더욱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정이하여신 및 BIS비율은 개선=그러나 금융위기 속에서도 자산건전성은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개월 새 0.5%포인트 하락한 8.8%를 기록하고, BIS 비율도 0.24%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저축은행들이 총 31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81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자본확충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자산재평가를 허용한 것도 저축은행 자산건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자산재평가로 발생한 이득 중 세금을 뺀 70%는 보완자본으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자본이 늘어나게 돼 BIS비율은 높아지게 된다.

저축은행의 대표적 부실자산으로 손꼽혀 온 PF대출도 6개월 새 5.6% 감소한 11조52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연말 자산관리공사(캠코)에 5023억원어치의 부실PF 채권을 매각하고, 신규취급이 감소한 때문이다.



한편 지난 연말 우량건설사들의 여신이 저축은행에 몰리면서 저축은행들의 대출금 규모는 6개월 새 3조9073억원(7.7%) 늘어난 54조4887억원을 기록했다.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자산재평가를 실시한데 힘입어 자산규모도 5조6081억원(8.8%) 증가한 69조902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자산규모가 증가하고 BIS 비율도 상승했지만 주가하락과 경기침체가 지속되며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저축은행들에게 충당금 적립과 이익금 유보, 자본확충 등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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