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크레디트라인, 어디로?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2.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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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출상환에 사용됐을 가능성 제기

GM대우가 산업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면서 이미 소진된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라인) 내역에 관심이 모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지난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민유성 산업은행장을 잇따라 만나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지경부는 자동차 산업을 전반적으로 지원할지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지만 특정 업체를 지원할 수는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산은은 일단 입장을 유보했다. GM대우가 경영 관련 자료 및 자구안 등을 제출하는대로 GM본사 상황, 자금 용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지원 여부를 최종 결론낼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GM대우 사장이 민 행장에게 구두로 자금지원을 요청했다"며 "아직 지원규모나 방식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GM대우는 2002년 당시 4개 은행(산은·신한·우리·외환)과 맺은 크레디트라인 12억5000만달러(1조3700억원)를 모두 소진했다. 일시적인 유동성위기에 처했을 때 꺼내쓸 수 있는 돈을 모두 빼쓴 셈이다.

별도의 대출금인 기한부상환채 7억5000만달러 중 상환된 금액은 6억5000만달러로 1억달러가 아직 상환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GM대우가 크레디트라인 중 일부를 대출 상환에 썼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지난해 GM대우가 꺼내간 크레디트라인은 8000억~9000억원. 지난해 10월 GM대우가 산은에 상환한 대출금은 3000억원이다. 크레디트라인 인출과 대출상환 시기가 같은기간에 일어난 만큼 돌려막기의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돈의 출처를 명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단언하기 어렵지만 충분히 크레디트라인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무조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는 게 은행권의 주된 시각이다. 기업에서 운영자금을 굴릴 때 관행적으로 크레디트라인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산은 관계자는 "급히 차입금이나 외상매입금 등을 상환할 때 크레디트라인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부정적으로는 볼 필요가 없다"며 "은행에서도 대출금을 통해 기업이 잘 굴러갈 수 있다면 다 갚으라고 하는 것보다 나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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