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GM대우의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들이 나돌고 있어 할 말을 좀 해야겠다"며 작정한 듯 말문을 열었다. 지난 19일 GM대우가 산업은행을 찾아가 1조원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소식이 알려진 뒤 '유동성 부족설'이 잇따라 제기된 탓이다.
이번 유동성 지원요청을 놓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와 단순 비교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은 표정이었다. 그는 "GM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년 GM대우에 매년 1조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해 왔다는 점 등을 감안해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아울러 2002년 8299명이던 임직원이 올 1월 현재 1만7205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과정에서 정리 해고된 직원 중 희망자를 전원(1600여명) 재고용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부평공장을 직접 찾아 '노사화합의 모범사례'라며 격려했을 정도로 노사관계도 원만한 편이다.
수출실적도 2003년 45만대에서 지난해에는 178만대로 4배 가까이나 급증했다. 현대차(220만대), 기아차(108만대)와 한국 자동차의 수출에 버팀목 역할을 한 셈이다.
GM대우의 한국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여를 과소평가하고 외국기업 취급하는 것에 대해 섭섭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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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채권단이 GM대우가 한국에서 하고 있는 역할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쿠니 부사장의 언급에는 지난 6년간의 이같은 성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
물론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 수출이나 고용 등의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GM본사의 회생노력과 함께 GM대우 자체적으로 뼈를 깎는 '고통분담' 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GM대우는 자구노력과 관련해 임원들이 이미 지난해 상여금을 반납한데 이어 5월부터 연말까지 임금을 10% 삭감하는데 합의했다. 노조측과도 최근 비용절감을 위한 특별교섭을 시작했다. 인력감축은 신입사원 채용을 동결한데다 매년 3~3.5%의 자연퇴사 인원을 감안하면 GM본사에서 제시하는 목표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쿠니 부사장은 "산업은행과 실무협의를 계속해 3월 중순을 전후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정부도 자동차와 철강 등 산업계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4월쯤 국회에 제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