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재발급 받으면 자동이체도 재신청 하세요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09.02.1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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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나보장 씨는 과로로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나보장 씨는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후 보험회사를 찾았다. 2년 전에 A손보사에 실손형 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입원 치료에 따른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나씨는 A손보사를 찾았다가 일주일만 늦게 왔다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었을 뻔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연히 나갔을 것으로 알고 있던 보험료가 한달 이상 납입되지 않았고 일주일 후면 두달이 돼 보험의 효력이 중단될 뻔 한 것이다.

보험은 보험료를 두달 이상 연체하게 되면 보험 효력이 상실돼 약속된 보장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일단 나씨는 밀린 보험료 두달치를 지불하고 보험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나씨는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자동이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험료 납입이 중단되거나 늦어진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보험이 연체된 것이 이상했다. 병원비도 카드로 결제를 한 것을 보면 카드가 연체 등으로 정지가 된 것도 아니었다.



확인 결과 두달 전 카드 만기가 도래해 새로운 카드로 갱신했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료가 빠져나가지 않은 것. 카드를 갱신할 때 카드사에서 보험 등 카드로 자동이체가 되는 것이 있다면 해당회사에 알리라고 한 것을 잊어버리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씨의 경우처럼 신용카드의 기간 만료에 따른 갱신 또는 분실에 따른 재발급 시 카드에 연계된 통신료, 보험료 등의 자동이체가 중단돼 연체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험료는 두달 연체하면 효력이 중단되거나 보험료 납입이 2년이 넘으면 보험 자체가 실효가 될 뿐 개인 신용에는 문제가 없다. 또 통신료도 연체 금액이 아주 크지 않으면 신용도에 큰 타격이 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연체에 따른 이용 제한이라는 불편이 뒤따른다는 문제가 있다.



이처럼 카드가 재발급될 때 자동이체 부문이 연체되는 이유는 카드 번호가 바뀌기 때문이다. 동일한 카드로 갱신을 하더라도 재발급을 하면 16자리 카드번호 중 개인식별번호가 변경돼 발급된다. 이는 카드 사고의 위험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카드를 통한 자동이체 시스템은 보험사, 통신사 등 해당 업체가 VNA(부가통신망) 사업자를 통해 결제를 요청하고 이를 VAN사가 카드사에 다시 요청해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카드가 변경되면 자동이체가 연결된 보험료 등의 코드가 달라지기 때문에 해당회사에서 카드사에 결제를 요청해도 카드사는 VAN사에 당초 자동이체가 연결된 카드가 없다고 통보하고 결제 거절이 발생하게 돼 결과적으로 연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카드를 재발급 받으면 보험사, 통신사 등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동이체 결제 카드를 변경해야 한다.

그러나 굳이 해당회사에 전화를 걸어 변경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유선전화(KT)와 이동전화(SK텔레콤, KTF, LG텔레콤)회사 4곳의 통신료다. 이들은 각 카드사들이 ‘정보변경 서비스’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를 변경 카드로 바꿔 주기 때문이다. 단 분실에 따른 카드 재발급 시에는 이들 통신사에도 직접 전화를 해 결제 변경을 해야 한다.


이는 이들 통신사와 VAN사, 그리고 카드사가 자동변경 서비스 협약을 맺어, 카드사가 카드가 변경된 것을 통보하고 VNA사는 다시 해당업체에 바뀐 카드로 결제를 요청하도록 한 후 다시 결제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는 카드 회원의 연체를 막기 위해 재요청이 오면 당초 요청했던 결제일에 맞춰 자동이체 결제를 하게 된다.

이러한 자동변경 서비스는 고객의 정보가 유출될 위험도 있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 피해에서 안전한 업종 또는 믿을 수 있는 대형업체와만 서비스 협약을 맺고 있다. 따라서 대형사가 사업을 영위하는 통신요금에 대해서는 모든 카드사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인터넷전화나 초고속인터넷의 경우는 아직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보험사의 경우도 대부분 안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보험료 자체가 고객이 해지를 할 수도 있고, 또 결제계좌 등을 상대적으로 바꾸기가 쉽기 때문에 고객의 편의 차원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카드사별로 보험료 자동이체 정보변경 서비스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 곳도 있으며, 일부 카드사는 특정 보험사에 대해서만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계약을 맺은 특정 아파트에 대한 관리비에 대해서도 정보변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변경으로 인한 자동이체 민원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그러나 회원 정보 등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자동이체를 자동으로 변경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통신요금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료 등의 자동이체는 회원 본인이 가입한 보험회사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통신 요금이더라도 본인이 추가로 카드를 발급받은 경우에는 해당회사나 카드사에 전화를 해 자동이체 의사표시를 표명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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