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계기준 완화 효과
-BIS비율은 소폭 하락
저축은행들이 금융위기 가운데서도 건전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완화된 기업회계기준과 연장된 충당금 적립 시한 등이 보탬이 됐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실적, "선전했다"= 1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대형저축은행들의 지난 2008 회계연도 상반기(08년 7월~12월)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180억원,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33% 늘어난 396억원, 진흥저축은행은 135% 뛴 153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HK저축은행도 135억원의 순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 된 금융위기 속에서 이처럼 선전한데는 지난 연말 우량기업들의 여신 신청이 몰린데다, 충당금 적립 시한이 연장되고 기업회계기준이 완화되는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상반기 동안 고금리 예금으로 확보한 여유자금을 우량기업들에 대한 대출용도로 적극 활용한 점이 순익 증대에 기여했다. 현대스위스는 지난 상반기에만 전년 한해 동안의 영업이익(420억원)에 근접한 40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기업회계기준 완화 효과, '톡톡'= 이외 완화된 기업회계기준도 저축은행들의 실적 개선에 큰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그간 저축은행들은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경우 결산시점의 평가손익을 당기 실적에 반영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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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유가증권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난 상반기(회계연도 기준) 동안의 평가손실을 결산에 반영할 경우 저축은행들은 상당한 규모의 실적 악화를 각오해야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 투자손실을 감안해 1년 내로 처분하는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단기매매증권을 만기보유증권이나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저축은행들의 손실 분이 크게 감소했다. 단기매매증권 평가손익은 실적에 반영되지만, 만기보유증권과 매도가능증권은 실적과 무관하게 처리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보유한 단기매매증권 규모는 지난 상반기 동안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말 1400억원 규모이던 단기매매증권이 6개월 새 207억원으로, 진흥저축은행은 1310억원에서 300억원, 솔로몬저축은행은 564억원에서 92억원으로 급감했다.
◇BIS비율은 소폭 감소= 저축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충당금 적립 기한이 1년 연장되고,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면서 이 같은 하락폭은 예상보다 감소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과 기업회계기준원에선 금융위기로 피해를 본 경우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재무건전성을 보완토록 했다. 자산재평가로 발생한 이득에 대해서는 세후 70%를 보완자본으로 분류, BIS비율이 개선되는 효과를 낳게 한 것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8.80%이던 BIS비율이 8.07%로, 현대스위스는 9.13%에서 8.45%, 토마토저축은행은 8.42%에서 8.07%로 하락했다. 반면 한국저축은행은 9.37%에서 9.59%, HK저축은행도 6.03%에서 6.66%로 개선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매각에 이어 회계기준이 완화되며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지표는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