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자동차 이제 그만 탈래요"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오수현 기자 2009.02.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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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車리스 반납 물량 2배 이상 증가

# 치과의사 김 모 씨는 얼마전 캐피탈회사를 찾아 리스계약을 철회하고, 2년간 탔던 BMW 차량을 반납했다. 수입이 줄어든 탓에 매달 250만원 가량 지출되는 리스료가 부담스러워진 탓이다. 김 씨는 리스대신 중고차 시장에서 3500만원짜리 에쿠스를 구입할 생각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김씨처럼 자금사정이 나빠져 리스차량을 반납하는 법인 및 개인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리스 반납물량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리스는 캐피탈사 등 리스업체가 차량을 구매하고, 이를 일정기간 고객에게 빌려주는 방식이다. 차량직접 구매보다 20~30% 비싸지만, 법인세 감면 등 혜택이 있어 인기를 끌었다. 리스가 만료되면 연장하거나 일반 중고차 가격으로 차량을 재구입 할 수 있다.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월평균 500대였던 반납차량이 1000대 이상으로 늘었다. 대우캐피탈 역시 80여대에서 110대 가량으로 증가했다. 업계 전체적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는 만기고객 10명 중 6명 정도가 차량을 재구매 했고 2.5~3명은 리스를 연장했다. 반납비율이 10~15%에 불과했으나 올 1월에는 20%대 초반으로 올랐다.



신규 영업도 여의치 않아 리스업체들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 1월 자동차리스 신규 취급액은 2000억원대로, 지난해 9월까지 월평균 수치인 4500억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불황마케팅'에 돌입, 36개월 무이자할부를 비롯해 유류비 및 취득세, 등록세 지원 등 각종 할인판매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현금 구매 시 리스보다 최고 40%까지 싼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리스업계 관계자는 "차량 구입을 고민하던 만기 고객 상당수가 지금을 신차 구입의 적기로 보는 것 같다"며 "신차의 40% 수준인 보증금을 되돌려 받아 차 구입에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럼 반납 물량이 늘고 있지만, 업체들은 이를 처리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3년 계약기간이 끝난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내놓으면 구매각겨의 40~50%선에 매각이 가능했다. 현재 중고차 시세는 이보다 5~7%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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