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日 車업계.. 등급하향·구제금융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2.0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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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토요타 신용등급 하향…닛산·미쓰비시 구제금융신청

미국 자동차 '빅3'에 이어 일본 자동차 업체들 사이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로 올라선 일본 토요타에게 부여하던 최고 신용등급을 박탈한데 이어 닛산과 미쓰비시 등이 잇따라 정부에 구제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것.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는데다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는 점도 일본 자동차 업계 실적 악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디스는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수요 급감으로 토요타가 71년만에 처음으로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토요타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이와 함께 토요타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로 제시해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야마키 준이치 무디스 일본 애널리스트는 "토요타의 등급 하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좋지 않은 시장 상황과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요타의 신용등급 하향은 토요타의 대출 비용을 늘려 경영상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창업자 토요다 가문이 14년 만에 다시 경영권을 행사하고 나섰지만 등급 하향으로 빠른 순익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토요타는 이러한 위험을 반영하듯 올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영업손실 전망치를 지난 12월 제시한 1500억엔보다 3배 많은 4500억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르노와 합병한 닛산 자동차도 위기에 처해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 급감으로 500억엔 규모의 정부 금융 지원을 요청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또 미쓰비시자동차 역시 500억엔의 대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닛산은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매출 격감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닛산은 "현재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각화된 펀드 옵션을 통해 재무구조를 더욱 안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은 국영 일본개발은행으로부터 500억엔의 저금리 대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닛산은 해외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일본국제협력은행의 자금을 지원받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1조엔에 달하는 기업 대출 프로그램을 설립했다. 닛산과 미쓰비시의 뒤를 이어 자금난에 처한 자동차 업체들의 도미노 자금 신청마저 예고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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