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대우조선, 재매각 장기 표류할듯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9.01.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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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31,250원 ▼800 -2.50%)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재매각 일정도 예단하기 쉽지 않다. 한화와의 협상결렬 공식 발표를 앞둔 산업은행은 구체적인 재매각 시기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선업이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최악을 불황을 맞고 있는 데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며 인수·합병(M&A) 시장이 극도로 냉각된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1일 "지금은 한화 (26,650원 ▲100 +0.38%)와 3000억원의 이행보증금 문제는 매듭짓는데 주력할 때"라며 "앞으로 얼마 뒤에 재매각 작업이 시작될지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따라 대우조선이 제값을 받을 때 파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희망사항일 뿐 대우조선 매각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산은과 한화간 입장차가 팽팽해 법정 다툼이 벌어질 경우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지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올해 경기전망도 밝지 않아 새 주인 찾기 작업도 순탄치 않다. 기존에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론됐던 포스코는 대우조선 재인수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 M&A 전문가는 "조선업은 5~10년 주기로 경기변동을 타는 업종인데 지금 업황이 좋지 않다"며 "매각이 불발되면서 재매각이 이뤄지기 까지는 경기침체 상황 등을 감안할 때 2년가량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각에 착수한다 해도 한화가 지급하기로 했던 6조3000억원보다 많은 금액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매각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은 터라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우조선도 당장 재매각에 돌입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당장 재매각이 이뤄지면 우리도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며 "협상 후반부로 가면서 돈이 없는 회사가 우리를 인수해서 부실이 일어나는 게 아닌지 우려가 많았는데 이를 불식시키는 방법이 뭔지 매각주관사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경우 기업금융4실, 인수합병(M&A)실 등 2~3개 부서가 수개월간 대우조선 협상에 매달려온 만큼 막대한 기회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이를 추스르고 재매각을 준비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조선경기가 호황이 될 거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우조선을 재매각 하더라도 6조원 이상의 가치는 안될 것"이라며 "공격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는 산은도 고민이 많겠지만 재매각 시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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