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항체치료 세계적 대가 영입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9.01.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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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BP 백순명 박사

삼성그룹이 신수종사업으로 항체치료제 시장에 관심을 쏟는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세계적인 유방암 항체치료제 분야의 대가 백순명 박사(52. 사진)를 영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전세계 병원을 대상으로 유방암 관련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해온 연구자라는 점에서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삼성의료원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항체치료제 개발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서울병원, 항체치료 세계적 대가 영입


20일 삼성의료원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1년 넘는 설득작업 끝에 지난해 말 미국 국립유방암임상연구협회(NSABP) 병리과장인 백순명 박사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백 박사는 오는 3월 설립되는 원장 직속기구인 암연구소 소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미국에서의 현직은 유지하는 가운데 겸임 형태로 일하게 된다.

1981년 연세의대를 졸업한 백 박사는 1987년 미국 뉴욕주립의대에서 병리학을 전공한 뒤, 1988년부터 워싱턴 조지타운의대 조교수로 일했다. NSABP에서 활동한 것은 1995년부터다.



백 박사는 특히 유방암 환자에게 'HER2'라는 유전자가 증가할 경우 빨리 사망한다는 점과, 'HER2'가 발현된 환자에게 '아드리아마이신'이란 항암제가 잘 듣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 유방암 표적 항체치료제 '허셉틴' 개발에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허셉틴은 2007년에만 전 세계에서 5조원어치가 팔렸다.

의료원 관계자는 "한국인 중 미국 의사 사회에서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는 몇 안되는 연구자 중 1명"이라며 "미국 현지에서 강연할 경우 몇천명이 몰려들 정도로 저명한 연구자"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백 박사 영입을 두고 삼성의 항체치료제 연구ㆍ개발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그룹의 핵심연구조직인 삼성종합기술원에 항체연구부를 설립하고,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암젠 출신 과학자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에서 연구하고 있다.


최한용 삼성서울병원장도 표적 항체치료제기반 맞춤의학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바이오벤처 등 연구기관과 연계,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병원의 생존전략"이라고 밝힌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바이오벤처기업 셀트리온 (201,500원 0.00%)과 특정질환에 효능을 갖고 있는 항체치료제를 조합, 새로운 효능을 갖는 치료제로 만드는 연구를 함께하기로 협약도 맺었다.

표적 항체치료제 기반 맞춤의학은 유전자 관련 기술 발달로 특정 환자에게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게 되며 가능해졌다. 문제가 되는 유전자에만 작용하는 '표적 항체치료제'가 개발되며 특정환자 만을 위한 '맞춤의학'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규모도 2006년 707억 달러에서 2012년 1088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관심을 쏟는 이유다.



의료원 관계자는 "백 박사가 이끌어갈 암연구소는 병원이 갖고 있는 상당한 양의 임상사례를 바탕으로 암을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치료하는 연구 쪽으로 특화될 것"이라며 "삼성종합기술원 항체연구부와도 소속은 다르지만 같은 장소에서 연구하는 만큼 교류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백 박사가 운영해나갈 암연구소가 암센터 산하기관이 아니라 원장 직속기구인 것도 암센터를 지원하는 업무보다 바이오벤처 등 외부 파트너들과 연계해 암 연구에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의료원은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마산삼성병원, 성균관의대,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인성의과학연구재단 등 흩어져있는 삼성의 의료ㆍ바이오 관련 기관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 지난해 8월 출범했다. 영문명은 '삼성헬스케어그룹(SAMSUNG HEALTHCARE GROU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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