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랠리, 오바마 취임후 은행정책에 달려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9.01.1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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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20>명의와 돌팔이(3)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필자가 이렇게 미국의 상황에 집중을 하는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다. 대미국 무역 의존도가 많이 떨어져 이제 전체 무역 규모의 12%밖에 되지 않지만 중국은 20%를 넘었으니 굳이 우리나라와 관련이 더 높은 것이 중국이니까 이제는 중국의 흐름을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언뜻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미국 시장이 중요한 것은 단순하게 무역 의존도 때문이 아니다. 미국의 경제구조에 대한 세계 경제의 의존도 자체가 크기 때문에 미국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GDP를 47조 달러로 추산해보자. 그런데 전 세게 250개 대기업들의 매출액을 모두 합치면 15조 달러에 육박한다.



전 세계 GDP의 3할을 세계250대 기업들의 매출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별로 놀랍지 않다고? 그럼 좀 더 진행해보자. 미국의 GDP는 13조 2000억 달러였고 유럽연합 모두 합쳐서 13조 7400억 달러였다. 즉, 세계 250대 기업의 매출만으로도 유로존이나 혹은 미국 전체의 GDP를 넘어선다. 그러니 이들 기업들이 무서울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상위 5대 기업에 속하는 월마트와 엑슨모빌 로얄더치셀 영국의 BP 그리고 지금은 약체가 되어버린 GM의 매출 총액만 해도 1조 5000억 달러이다. 1조 5000억 달러라고 하면 잘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이는 G7 을 제외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GDP 보다도 많다.


그러니까 세계 5대 기업의 매출만으로도 G7 을 뺀 전 세계 국가들의 총생산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러니 단지 우리하고 얼마나 무역규모가 커졌니 작아졌니만 가지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미국 경제의 영향력을 감히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아주 작은 경제에 해당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같은 커다란 경제가 하락하는데 나홀로 상승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월마트라고 하는 단 하나의 기업이 인도네시아의 GDP 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금은 다소 떨어졌지만 작년 초까지만 해도 GM의 매출은 태국이라는 나라 전체의 매출을 능가했었다. 이런 막강한 회사들이 몰려 있는 미국과 유럽을 어찌 무시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니 전 세계 증시가 미국과 상당한 연관계수를 보이며 연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미국의 정치와 경제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에 필자가 극심한 변동성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었던 것은...현재의 부시 정부와 약간의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오바마 정부와의 정책적 방향성이다.

이는 분명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럼 앞서 거론했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진단해 보자.

지난주에 은행주들은 앞 다투어 실적을 공개했다. 특히 BOA의 경우 실적발표를 앞당겨서 하자마자 현 정부의 2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대출과 118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보증이라는 것을 약속 받았다.



웃기지 않은가? 이제 이번 정부의 임기가 단 3~4일 남은 시점에서 말이다.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물론 증명할 수 없다.)

BOA가 부랴부랴 실적을 발표한 것은 다음 정부에게서는 적어도 은행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정부 입장에서도 다음 주면 차기정부에 이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은행에 대한 지원 결정을 한 것도 뭔가 차기 정부에서는 은행에 대한 생각이 자신들과는 분명하게 다르기 때문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차기 정부의 경제팀의 생각은 이번에 통과된 TARP에 대해서도 가급적이면 주택압류의 구제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시와 주정부의 지원에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공적인 자리에서 수차례 거론한 바 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재무부 장관인 헨리폴슨은 TARP가 은행들의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들을 처리하는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고 주장했다.



쉴라 베어 연방에금보험공사 총재도 공적자금이 은행권에 쓰인 것에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즉 나머지 3500억 달러도 은행들을 위해서 쓰여야 한다는 현정부에 경제팀의 차기정부에 대한 분명한 암시였다.

하지만 써머스 국가경제위원회(NEC)위원장은 이들의 발언이 나온 이후 즉각 기자회견을 통해서 나머지 TARP 2차분은 현 정부의 생각과는 다소 다를 수 있다면서 일단 500~1000억 달러 규모는 서민들의 주택차압을 해결하는데 쓰이게 될 것이라고 용처의 일부 수정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가 3500억 달러를 모두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두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얼마가 되었던지 은행들의 입장에서 받을 것으로 생각했었던 돈의 전부 혹은 적어도 일부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니 지난주에 2 개의 은행이 당초 예상 했엇던 실적 발표 시기를 앞당겨서 발표했을 것이다.

즉, BOA는 차기정부로 넘어가기 전에 이번 정부에서 보장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지 않을 경우 자칫 위태로운 지경에 빠질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결론을 내어보자.

경제현상이 아닌 정치적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의 속성이 이번 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주에도 예측이 쉽지 않다.

이번주에는 이 처럼 이 중요한 정책랠리의 구간에 몇 가지의 지울 수 없는 의혹들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바마의 취임식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봐서는 취임식 이후에도 정책적인 불안감은 좀 더 이어질 공산이 크다.

새로운 정책이 이식되는 상황에서 감수해야만 하는 거부반응도 분명 있을 것이다.

지난주에 민주당에서 제안했던 8250억 달러에 대한 오바마의 생각이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오바마 경제팀이 은행들에 대한 지원의 수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따라 은행주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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