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Insight]펀더멘털인가 유동성인가 Ⅲ

더벨 김태완 대구은행 프랍트레이더 2009.01.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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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시장은 정글과 같습니다. 수없이 밀려오는 정보의 바다에서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지혜가 없으면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피말리는 머니게임이 벌어지는 금융시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thebell이 엄선한 칼럼진의 통찰력과 함께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는 01월12일(11: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재작년부터 이어진 서브프라임 위기의 실체를 보여준 하반기 금융시장은 시장의 공포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으며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 지 보여준 금융 쓰나미적 사건이었다.



2차 세계대전 때도 굳건히 버티던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나타난 금융도미노는 전 세계적인 주가폭락과 이머징마켓 자산 및 환율 위기로 이어지면서 이머징마켓의 국가 동반 부도사태로 인한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적 상황으로 인식되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한 G20 모임 이후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오며 최근에는 이런 상황이 한숨 돌렸으며 의욕적인 투자가에게 기회로 인식되기까지 한다.



문제는 지금의 대목이다.

최근의 증시와 환율의 안정세를 과연 세계자본주의 위기가 드디어 터닝포인트를 지나면서 극적으로 회생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인가? 아님 비관론자의 생각처럼 여전히 위기의 초입에서 나타난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한 것인가?

그 문제는 지금의 극심한 실물경기의 하락과 26년만에 최대 실업률이 보여주는 고용 불안상황 등의 현실적 사실을 직시할 것인가? 아님 이러한 사상최대의 위기감 속에서 각국 정부가 대응한 사상 최저의 금리정책과 유동성 투입이 결국 시장에 반응하게 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사상 최대의 경기 부양안을 서로 경쟁적으로 내놓은 각국의 경기하락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결국 시장을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발자국만 떨어져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상 최대의 주가 신기록 행진을 27개 국가에서 이어갔던 2007년과 사상 최대의 속도로 떨어진 작년의 금융환경은 결국 집단최면을 가능하게 한, 균형을 이탈한 과도한 팽창과 수축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 눈에 수년간 중국발 수요로 인한 세계자본주의의 팽창이 당연시되었듯이 금융 도미노의 위기감에 따른 단기 해고 상황 러시와 과도한 위험 인식조차 균형수준에 이탈한 것이 아닌가 고민해 보면 좋을 듯싶다.

투자자 집단이 단 하나의 컨센서스를 너무나 당연시 여길 때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진행되곤 했으며 너무나 당연한 시황과 너무나 신격화된 시장 예언자들의 탄생은 예언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가장 극적인 하락이 우리가 그간 유동성 과잉과 과잉 기대감으로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위기감이 가장 희박하게 느껴지게 만들면서 위험자산 러시가 화제가 되었던 2006년에 잉태되었던 걸 기억하면 가장 비극적인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사상 최대의 유동성 투입 조치가 조만간 시장의 시계바늘을 다시 불리시(bullish)하게 돌려 놓을수 있다는 고려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비에 젖은 자는 비가 와도 다시 젖지 않는다”란 속담처럼 이미 모든 비관과 비극을 체험한 대중에게 비관론이 이제 현실이 되었다면 미래는 비관적 현재와 다른 그림으로 전개될지 모르는 까닭이다.

또한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와 제로금리에 모자라 양적 완화 정책으로 달러를 무제한 공급하는 미 새 정부의 대응방안이 다시 글로벌 달러약세로 이어질 경우 리스크 섹터로 인지된 이머징 마켓자산과 커런시가 대안적 투자로 다시 각광 받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달러/원 환율은 이러한 미국의 이른바 'quantitave easing(양적완화)' 이라는 달러의 무제한 공급에 따른 달러의 공급우위 속에서 이머징마켓의 위기감이 투자기회로 투자가들의 컨센서스로 인식되어질 때 원화절하 국면에서 원화절상 국면으로의 터닝포인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1250선이라는 위기감의 벽을 뚫는 시험적 순간하고도 맞추어질 것이다.

위기가 지나간다면 달러에 비해 한국물 자산은 현재 무척 바겐세일 중이라는 것을 모든 투자가가 이제 동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Market Insight]펀더멘털인가 유동성인가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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