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건설社 등 1조 미분양펀드 조성추진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9.01.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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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과 금융기관, 건설사가 공동 출자하는 1조원 규모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펀드'가 빠르면 다음달 선보인다. 이 펀드가 조성되면 정부의 재정부담없이 금융시장 자금 조달만으로 자금난에 처한 건설사에 유동성이 공급될 전망이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말 국토해양부에 1조원 규모의 '준공후 미분양 매입 CR(기업구조조정) 리츠' 설립을 신청할 계획이다. 연기금과 금융사가 선순위로, 건설사가 후순위로 출자하는 사모펀드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투자자 모집과 인허가 일정을 감안해 2월 중순 상품이 출시돼 미분양 매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리츠의 특징은 미분양 아파트를 100% 분양가대로 매입하면서도 투자자에게는 원금손실 없이 최저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점이다. 목표 투자수익률은 연 7%다.

이는 대한주택공사가 리츠가 투자한 미분양아파트 매입을 보장해주고 건설사가 분양대금 일부를 리츠에 출자하기에 가능하다. 건설사는 미분양을 리츠에 팔아 현금화하는 대신 매각대금의 25~35%는 리츠에 출자하게 된다.



리츠는 미분양을 매입해 3년 가량 임대 수입을 올린 뒤 시장에 되팔아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청산 시점에 주택시장이 좋지 않아 매각이 되지 않을 경우 주공이 할인 매입해준다. 이 때 주공은 선순위 투자자의 원금을 보장해주지만 후순위인 건설사 지분비율(25~35%)만큼 할인해 매입하게 된다.

건설사는 청산 시점에 투자 아파트가 민간에 잘 매각되면 원금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시장이 좋지 않아 주공에 매각할 경우 지분을 포기해야 된다. 이 때문에 주공과 우리투자증권은 공동 심사해 매입할 미분양 상품을 선별하고 건설사 출자 비율을 결정할 계획이다.

리츠에 건설사와 투자자의 반응이 좋아 투자자 모집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게 주간사측의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리츠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를 상대로 예비 접수를 받은 결과 15개 건설사가 44개 사업장 2조5000억원 어치 미분양 매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건설사의 한 임원은 "미분양 할인판매 문제점은 기존 분양자들의 반발이 크다는 것"이라며 "이 펀드는 100% 분양가에 매각하는 구조인데다 할인 손실이 당장 발생하지 않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국토부는 민간 미분양펀드 활성화를 위해 '주공의 매입 보장' 외에도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와 취·등록세, 재산세, 양도세 전액 면제 등의 혜택을 세제 당국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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