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심리'가 '실물' 또 이길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9.01.04 12:45
글자크기

기대감에 산뜻한 출발...실물우려 여전, 각종 정책·지표 주목

이번주(5일~9일)에도 '실물'과 '심리'의 대결 양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경기 회복에 대한 연초 기대감이 여전하지만 한 편에선 최악의 실물 우려가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기축년 새해 증시 개장일이었던 지난 2일 코스피지수는 1150선까지 내달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부양 정책과 연초 장세에 대한 기대감 덕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순매수에 나서 반등 기대감에 들뜬 투자심리를 대변했다. 수출, 기업 실적 등 나락으로 빠진 실물경기 속에 거둔 기대이상의 성과라 할 만했다.

그러나 산뜻한 첫 걸음이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다. 기대감만으로 상승장을 이끌기엔 무리가 많다. 주변을 둘러보면 곳곳이 '지뢰밭'이다.



우선 지난 주 발표된 최근 거시지표들의 성적이 형편없다. 12월 수출이 17.4% 줄고 지난 해 무역적자가 130억달러에 달했다는 지식경제부의 발표(2일)가 그랬다. 11월 광공업생산이 14.1% 감소해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는 소식(12월30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덕인지 생각만큼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장중 변동성은 감지됐다. 투자자들이 실물 우려에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단 방증이다.

본격 진행될 예정인 건설업과 조선업의 구조조정 이슈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구조조정 기대감에 건설과 조선의 주가는 일단 반등했다. 하지만 손실 부담 우려 탓에 은행주가 흔들렸다. 구조조정의 기회비용과 효과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가져온 결과다.


수급 여건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는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추세'적이라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경우 순매수 연속성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최근 기관권 매수세를 주도했던 연기금의 매수 강도도 떨어지고 있다"며 수급 불안요인을 거론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수급엔 부담 요인이다. 정부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사라지면서 환율은 1300원대로 다시 치솟은 상태다.

그나마 우리 증시에 위안거리가 있다면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의 상승 호재다. 특히 다우존스지수는 경기회복 기대감에 지난 해 11월5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9000선을 넘어섰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의 12월 제조업 지수 예상치가 2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거둔 성적이라고 한다. 한미 양국 증시 모두 경기부양 기대감이 경기침체 우려를 일단 제압한 셈이다.



이번 주에도 진행될 실물과 심리 사이의 대결 구도에서 특히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줄줄이 발표될 정책과 실물지표다.

국내에선 오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새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밖에 11월 소매판매와 은행가계대출 등도 발표된다. 미국에서도 9일 고용지표가 발표되는 등 11월 건설지출, 12월 자동차 판매, 12월 ISM 서비스업지수 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과 4분기 어닝시즌"이라며 "국내 통화정책의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미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돼 왔다는 점이 모멘텀을 줄일 수도 있으므로 주 후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도 "이번 주 미국 고용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들의 발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증시의 경우 수급과 기대감의 불씨에 1월 장세의 향방이 달려 있다고 보지만 불씨가 되살아나더라도 장작불 보단 군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공격적 접근보단 SOC투자 관련주 등 일부 정책 수혜주에 대한 선별적 대응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