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월가의 감원 한파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8.12.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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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추가 감원으로 '덜덜'..홍콩 찍고 전세계로 확대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감원 태풍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위기의 진앙지인 금융권은 이미 한바탕 감원 바람으로 16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러나 가라앉지 않는 신용위기로 인한 손실 확대로 추가 감원이 잇따르며 공포감이 극대화되고 있다.

전세계 금융권은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 발발이후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16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등 대규모 감원이 진행됐다. 문제는 연쇄 감원에 대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대규모 추가 감원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이후에만 씨티그룹이 전체 인원의 9.4%에 해당하는 3만5200명 감원을 발표한 것을 비롯, 뱅크오브아메리카(5.3%, 1만1150명), RBS(4.5%, 1만200명) 등이 대규모 감원을 밝혔다. 또 워싱턴뮤추얼(18.6%, 9200명), 모간스탠리(19.1%, 9193명), UBS(10.8%, 9000명), 코메르츠방크(24.5%, 9000명), 크레디트스위스(15.0%, 7620명), JP모간(3.9%, 7100명), 배이언LB(30.9%, 5950명), 메릴린치(8.9%, 5720명) 등 세계적인 금융사들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끝나지 않는 월가의 감원 한파


이미 전체 인원의 10% 가량을 감원하기로 결정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UBS는 최근 또 추가 감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스위스의 UBS가 곧 4500명 이상을 추가 감원할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UBS는 지난 봄부터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규모의 글로벌 감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전체 직원 수는 8만명 이하로 줄어들게 됐다.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도 경영난 극복을 위해 추가 감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에도 1565명을 감원한 바 있다.

브래디 더간 CS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고객들을 위해 보다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며 "2009년에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추가 감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금융권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딕 호프만 번스타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S의 수익은 내년에 42% 감소할 것"이라며 "2006년 수준의 수익을 회복하려면 2012년까지는 가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감원 태풍은 월가를 지나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홍콩 최대 은행인 HSBC는 지난 9월에 홍콩 직원 100명을 해고한 데 이어 11월에 또 450명을 전격 해고했다.

450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해고된 것은 홍콩 금융사상 초유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HSBC는 런던 본사를 포함해 영국 내 직원 500명도 감원할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사들의 감원 바람으로 국내 금융권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감원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대규모 감원 러시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대대적인 감원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고용지표에 '파란불'이 켜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내년까지는 업종을 불문한 감원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금융권의 인기도 당분간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네피어 스콧 션스프링커 CEO는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금융권에서 일을 시작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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