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종가 1006.54)에는 장중 1000선이 무너지면서 지지선을 시험받는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결국 불안정한 장세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한 채 1020선에서 애매하게 타협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미 증시가 '이미 알려진 악재'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지난 주말 '고용 쇼크'를 딛고 급등한 게 단적인 예다.
그럼에도 미 증시 지수는 급반등 마감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최악의 지표가 경기 바닥을 의미할 수 있다는 긍정론과 추가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미 증시의 내성 강화는 우리에겐 틀림없는 호재다.
전주의 연장선에서 볼 때 이번 주에도 기대감을 성급히 놓아버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경기 우려'와 '정책 기대'가 맞서는 '시소게임'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나라 안팎에선 일단 '흐림'보단 '밝음'에 무게를 싣는 긍정적 신호들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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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번 주엔 '네 마녀의 날'(지수 및 개별종목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 예정돼 있다. 시장에선 일단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분위기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이 시장의 변동성을 일시적으로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예상되는 매물 규모가 4000억원 수준으로 그다지 크지 않아 급격하게 지수 부담을 높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관심사는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금리 결정이다. 호주,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은 지난 주 정책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우리 시장의 컨센서스도 글로벌 흐름에 발맞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쪽이다.
문제는 인하폭이다. 시장에선 0.5%포인트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한은이 시장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경기부양의 기대감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반대일 경우엔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말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도 주목할 만하다. 통화스왑 확대와 관련된 언급이나 내용이 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여전한 금융불안의 우려를 일부나마 씻을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미국 자동차회사 '빅3' 구제 여부도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는 하나의 변수다. 미 의회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를 구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건 긍정적이다. 하지만 구제금융이 무산되거나 지원 규모가 자동차업계의 요구수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책 기대감'과 '경기 우려감'의 지루한 대결 구도가 예상되지만 이번 주 후반 증시 분위기 호전을 예상한 단기 대응은 유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저항선인 1050포인트 돌파시도가 예상된다"며 "이번 주는 이 지수대의 돌파와 지지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