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사흘만에 하락, 고용·'빅3' 압박감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2.05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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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2.5% ↓..고용발표 D-1, 車 구제 진통, 소비도 '최악'

소비위축과 고용감소 불안감이 뉴욕증시를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려세웠다.
자동차산업 '빅3'에 대한 구제방안이 진통을 겪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장 종료 직전 뒷심을 발휘했던 것과는 반대로 막판 하락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15.45포인트(2.51%) 하락한 8376.24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5.52포인트(2.93%) 떨어진 845.22, 나스닥 지수는 46.82포인트(3.14%) 내려선 1445.56으로 장을 마쳐 하락폭이 가장 컸다.



소매업체들이 지난달 사상 최악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주식시장은 장 중반까지 약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등 유럽지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금리를 인하했지만 증시에는 큰 호재가 되지 못했다. 내년 유로존의 마이너스 성장을 경고한 트리셰 ECB총재의 발언이 오히려 부각됐다.

'빅3' 상원청문회가 하루종일 지속되는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협의파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구제여부를 둘러싼 불투명성이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을 뒤엎고 4주만의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된 점은 위안이 됐다.



하지만 장 마감이 다가오면서 내일(5일)로 발표가 예정된 고용지표에 대한 우려로 '선매도' 주문이 급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2001년 9.11테러 이후 고용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장 종료 한시간전까지 비교적 '평온'을 유지하던 주요지수가 막판 하락폭이 2-3%로 확대된 끝에 이날 최저치 수준으로 장을 마감했다.

◇ 자동차-에너지, 하락 주도


업종별로는 엑슨모빌이 3.2% 내려서는 등 유가급락으로 인해 에너지업종이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배럴당 3.12달러(6.7%) 급락한 43.67달러로 마감, 5일 연속 곤두박질치며 또다시 4년만의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칩메이커 AMD가 분기실적 악화 경고로 5.4% 하락하고, 인텔 역시 6.5% 떨어지는 등 정보기술(IT) 부문 역시 하락폭이 컸다.



소비재 업종은 월마트가 1.3% 상승하는 등 지난달 업계 평균 동일점포매출이 사상 최악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했다.

다우지수 구성 30종목 가운데 제너럴 모터스 주가 하락폭이 16.1%로 가장 컸다. 포드도 6.7% 급락했다.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가 지속되면서 다음주로 예정된 의회표결에서 340억달러규모의 구제자금 지원방안의 통과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GM이 '협의파산(pre-arranged bankruptcy)'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전 협의파산'은 파산을 전제로 직원 채권자 대출기관 등과 자금을 지원받기로 협상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한편 미 연방 회계감사원(GAO)의 진 도다로 원장 대행은 의회의 승인 없이도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 AT&T는 전체 직원의 4%선인 1만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여파로 주가가 3% 내려섰다. AT&T는 이번 감원으로 6억달러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듀퐁은 2500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0.3% 강보합을 유지했다. 듀퐁은 경쟁 강화와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감소 우려에 따라 종업원 2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듀퐁은 4분기 세전 실적을 주당 20~30센트 손실로 자체 전망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주당 24센트를 밑도는 수준이다.



◇ 유가 43달러대, 4년만의 최저...달러도 약세

국제유가가 5일 연속 곤두박질치며 또다시 4년만의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12달러(6.7%) 급락한 43.67달러로 마감했다.
마감가격 기준으로 2005년 1월 이후 최저치이다. WTI는 장중 한때 43.51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매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유가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렸다.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둔데 따른 부담감과 소비 침체 우려로 달러화가 약세를 기록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52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57센트(0.44%)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2774달러를 기록했다.

5일 발표될 실업률이 1993년 이후 최고에 달하고 고용감소규모가 2001년 9.11테러 이후 최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달러 약세를 초래했다.
이날 발표된 소매업체들의 11월 매출도 사상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엔/달러 환율도 0.97엔(1.03%)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2.32엔에 거래됐다.
미 증시 하락으로 엔캐리 트레이딩 청산 여건이 확대된 점도 엔화강세 요인이 됐다

◇ 실업수당 청구는 양호

미 노동부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11월29일 마감 기준)가 전월의 53만건에서 2만1000건 감소한 50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주 최소이자 전문가 예상과는 반대 결과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4만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고용시장 동향을 보다 선명하게 보여주는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6250명 늘어난 51만8250명을 기록했다. 이는 198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 英-ECB, 공격적 금리 인하

이날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은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덴마크 스웨덴도 동시에 금리를 내렸다.



BoE는 이날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3.0%에서 2.0%로 100b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95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3.25%에서 2.5%로 75bp 인하했다. 이날 금리 인하폭은 10년 전 ECB 출범 이후 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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