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그러들지 않는 다복회 미스터리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8.11.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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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가 넘는 경찰 수사에도 '강남 귀족계'로 불리는 다복회를 둘러싼 의혹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주로 강남 부유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다복회에 세간의 관심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이달 초. 계주 윤 모씨(51)가 곗돈을 가지고 잠적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 강남경찰서가 사건을 수사하면서 알려지지 않았던 '귀족계'의 정체가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12일 윤씨가 경찰에 자진출두하면서 다복회의 미스터리 해소가 급물살을 탈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몇 가지 의혹이 남아있는 상태다.



◆ 누가 가입했나=대표적으로 어떤 인물들이 계에 가입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구속된 계주 윤씨가 "연예인 4~5명이 참여했지만 사회지도층 계원은 없다"고 밝히면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은 연예인 포함 여부에 대해 "이와 관련 아직까지 밝혀진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경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명 가수와 개그맨이 계원에 포함됐다는 주장에 이어 법조계 고위직과 고위 장성의 부인이나 친척이 회원으로 가입됐다는 의혹도 계속되고 있다.



◆ 배후에 누군가 있다?='배후설'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다복회 배후에 사회 지도층 인사 뿐 아니라 조직폭력배와 사채업자가 있다는 주장이다.

배후설까지 등장하는 것은 다복회가 단기간에 몸집을 불렸기 때문. 2004년 만들어진 다복회는 4년만에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영하는 계로 성장했다. 2200억원이라는 돈이 한두 명의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규모라는 사실도 배후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찰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다복회 배후에 특정 세력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검은돈 세탁 공장?=사회 지도층 참여 및 배후설과 함께 다복회가 자금세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신문은 지난 17일 다수 계원의 발언을 인용해 "계주 윤씨가 평소 계원에게 '다복회는 검은 돈이 흘러들고 빠져나가는 자금세탁 공장이기 때문에 절대 경찰이 수사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복회와 사회 지도층의 관계에 대한 의혹에 경찰은 "윤씨가 더 많은 계원을 모집하기 위해 고위층을 부각시킨 것이 소문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 계주 재산 빼돌리는 중?=계주 윤씨의 재산이 이전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건 피해자로부터 고소를 위임받은 임윤태 변호사는 윤씨의 재산이 일부 계원에게로 이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의 부동산에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는 것이 임 변호사가 내세운 증거. 임 변호사는 재산이 이전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 오락가락 계원 수, 재정상태 모르는 계주=다복회 회원이 몇 명인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윤씨는 회원이 300명이라고 말했지만, 피해자들은 300명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원들은 '450명의 다복회 회원들'이라고 기술된 윤씨 자필 메모를 공개하며 윤씨의 주장이 틀렸다고 강조했다.

재정 상태를 공동 계주 박모씨(51·수배중)가 알고 있다는 윤씨의 진술도 납득하기 힘들다. 계주가 자금 운용을 공동 계주에게 전담시키고, 자신은 완전히 손을 떼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윤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박씨의 신병이 확보된 이후에야 다복회의 미스터리가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할 것이다. 자금 운용을 맡은 박씨가 소속 계원이나 자금 현황 등의 정보를 관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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