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승부, 여기서 갈렸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11.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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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대 미국 대통령 선거는 변화를 앞세운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막판까지 경합지역을 돌며 극적 역전을 노린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끝내 오바마 대세론을 뒤집지 못하고 분루를 삼켜야 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개표가 81% 진행된 5일 오후 현재(한국시간) 오바마 후보는 33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당선 매직넘버인 270명을 이미 70명 가까이 넘겼다. 매케인 후보는 156명을 확보했을 뿐이다. 더블스코어의 참패다. 전체 득표율 차이는 선거인단수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오바마 후보가 51%를 득표, 매케인 후보에 불과 3%포인트차 앞섰을 뿐이다.



◇ 오바마, 전략지 싹쓸이
오바마 당선자는 이른바 '빅3 전략지'인 플로리다(선거인단수 27), 펜실베이니아(21), 오하이오주(20)를 싹쓸이했다. 1960년 대선 이후 이들 3개 지역에서 2곳 이상 승리를 거둔 후보만이 최종 승자가 됐다. 지난 대선에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오하이오와 플로리다를 가져갔다.

오바마 당선자는 지난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던 버지니아(13), 콜로라도(9), 아이오와(7), 뉴멕시코, 네바다(이상 5) 등에서도 승리를 챙겼다. 반면 매케인 후보는 이전 민주당 우세 지역 중 단 한곳에서도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



오바마 우세지역(파란색)과 매케인 우세지역(붉은색), 회색은 경합지역(출처=CNN)오바마 우세지역(파란색)과 매케인 우세지역(붉은색), 회색은 경합지역(출처=CNN)


◇ 매케인, 백인표 집결 실패
AP통신의 출구조사 결과 오바마 당선자는 여성, 흑인, 히스패닉 등은 물론 백인 남성으로부터도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공화당의 승리를 위해서는 유권자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백인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매케인 후보는 백인표에서 오바마 당선자를 소폭 앞섰을 뿐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전 대선 당시 백인표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에 17%포인트차 우세를 보였다.

매케인 후보가 두배 이상 득표한 남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오바마 당선자와 매케인 후보가 백인표를 양분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오바마 당선자는 여성과 흑인, 히스패닉에게서 절대적 지지를 얻어냈다.


오바마 당선자는 30세 이하 젊은 유권자 지지에서 매케인 후보를 34%포인트의 압도적 차이로 따돌렸다. 반면 매케인 후보는 65세 이상 고령층 유권자 지지에서 근소한 우세를 점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 기록적 투표율
이번 대선은 경선 초기부터 유권자 투표일까지 전례없는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다. 흑백-신구 대결 구도와 힐러리 클린턴, 새라 페일린의 등장에 힘입어 특히 여성과 흑인, 히스패닉, 젊은 층 등 그간 정치를 외면했던 성적, 인종적, 연령적 소수자의 투표 열기가 높았다.

이에 이번 대선은 사상 최고 투표율 기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기투표가 허용된 34개 주의 유권자 3000만명은 이미 투표를 마친 상태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최소 1억3000만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최종 투표율은 65%선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고 투표율인 1908년 대선의 66%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적어도 이후 최고인 1960년 대선 기록은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존 F 케네디 후보와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가 맞붙었던 1960년 대선의 투표율은 62.8%였다.

1972년부터 2004년까지 대선은 투표율이 모두 60%를 밑돌았다. 빌 클린턴과 밥 돌 후보가 맞붙었던 1996년 대선은 49%의 투표율을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높은 투표율은 매케인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더욱이 늘어난 표 중 상당수의 주인은 오바마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여성, 유색 인종, 젊은 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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