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차 사세요" 대사들의 수입차 세일즈외교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10.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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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랑스 대사 잇따라 신차발표회 참석...낮은 점유율 극복 안간힘

↑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푸조 신차 '308SW HDI, 308 HDI' 출시전에 참석한 필립 띠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가 신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br>
ⓒ이명근 기자↑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푸조 신차 '308SW HDI, 308 HDI' 출시전에 참석한 필립 띠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가 신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감히 모실 수 없는 분인데 흔쾌히 나서주셨습니다."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고즈넉한 프랑스대사관 정원에 사람들이 가득 찼다. 프랑스 대표 자동차 브랜드 푸조의 신차 '308SW HDi'와 '308 HDi'의 출시행사에 필립 띠에보 주한 프랑스대사가 나섰다. 프랑스 대사관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띠에보 대사는 "대사관에서 푸조의 신차 출시행사를 갖게 돼 기쁘다"며 "프랑스 자동차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푸조의 국내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아직 국내 고객들에게 푸조가 프랑스 브랜드라는 인식이 부족해 특별히 대사관에서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행사에선 '프랑스 스타일'이 강조됐다. 푸조 스타일센터의 키스 라이더 디자인 디렉터는 직접 308SW HDi 차량 설명에 나서 "균형 잡힌 프랑스적인 디자인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푸조의 상징인 사자를 형상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모델들의 의상도 패션 디자이너 송지오의 '프렌치' 스타일로 준비됐다.



↑ 21일 오후 서울 크라이슬러 용산전시장에서 열린 신차 '세브링 터보 디젤' 발표회에 참석한 캐슬린 스티븐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친필로 축하 메세지를 적고 있다. ⓒ이명근 기자<br>
↑ 21일 오후 서울 크라이슬러 용산전시장에서 열린 신차 '세브링 터보 디젤' 발표회에 참석한 캐슬린 스티븐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친필로 축하 메세지를 적고 있다. ⓒ이명근 기자
자국 자동차 홍보에 열을 올리기는 미국 대사가 '원조'다. 바로 전날 크라이슬러 용산 전시장에 열린 '세브링 터보 디젤' 발표회에선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했다. 그는 한국어로 "부임한 첫 달 크라이슬러 브랜드 출시를 지원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브랜드는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이미 여러 차례 신차 발표회를 열었다. 지난해 3월전임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 시절 포드코리아는 '링컨 MKX' 신차 발표를 대사관에서 했다. 2004년 10월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 때도 크라이슬러 '300C' 신차 발표회가 대사관에서 열렸다. 자국 기업의 해외 영업활동 지원에 적극적인 미국의 외교 특성이 반영됐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낮은 미국이나 프랑스 브랜드로서는 홍보가 절실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9월 푸조의 판매대수는 116대로 전년 동월 250대에 비해 53.6%나 급락했다. 크라이슬러는 307대로 같은 기간 BMW '528' 한 모델의 판매량 334대에도 못 미친다. 포드는 240대로 인기모델 혼다 '어코드 3.5' 563대의 절반도 안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일이나 일본 브랜드는 '대사관 신차 발표회'가 없다"며 "자체 브랜드 파워로 관심을 끌기 쉽지 않은 업체들로서는 모국 외교사절의 도움이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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