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항공, 경영난으로 '3년만에 날개 접어'

머니투데이 대전=최태영 기자 2008.10.1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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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김포-제주, 청주-제주 중단… 사전예매 10억원 '보상 막막'

국내 첫 저가 항공사인 한성한공이 경영난으로 오는 18일부터 항공기 운항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 미국발 금융위기 및 환율상승 등의 영향이 자본력이 약한 저가항공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성항공은 17일 오전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자가 계속되고 경영진이 추진한 투자유치도 차질을 빚는 등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서울지방항공청에 운휴 신청을 거쳐 18일부터 청주~제주, 김포~제주 노선의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성항공은 충북 청주시에 본사를 두고 2005년 8월 청주~제주 노선을 취항하면서 국내 첫 저가항공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최근까지 272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8월부터 청주·제주·김포공항 등에 내야 할 사무실 임대료와 착륙료 및 여객 이용료 등 9억7000여만원을 연체, 이달 초 일부 통장이 한국공항공사에 가압류됐다.



공항공사는 이날까지 연체된 임대료 등을 한성 측이 납부하지 않으면 자금 회수를 위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성은 또 지상조업 서비스업체와 급유회사에 지급해야 할 대금 수억 원도 연체되고 직원 임금도 2개월 이상 체불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성 관계자는 "전사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자금조달에 실패해 운항을 중단하게 됐다"며 "이후 ㈜소시어스어드바이저사를 자문사로 선정, M&A를 포함한 자본유치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운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성 측의 정상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자금유치가 어려운 데다 향후 자본유치 진행 외에도 경영권을 포함한 회사 매각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성의 운항 중단에 따라 사전 예매 고객들의 피해마저 우려된다. 현재 18일 이후 한성항공 예매분은 30억원 정도. 한성 측은 이중 20억원은 현 보유자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10억원의 사전예매 결제대금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성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전 예매금액 중 10억원은 현재 회사에서도 다각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대주주 지분 등 회사 매각 방안 등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영난은 한성항공 뿐만 아니라 저가항공사 전체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0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3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남에어는 탑승률 저조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4개 공항에 1027만원을 체납하고 있다.

이는 저가항공사 대부분이 최근 들어 과당경쟁으로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치는 낮은 탑승률로 인해 적자행진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고유가·고환율 여파로 운항중단이라는 벼랑 끝 사태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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