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족집게' 삼성硏, 금융위기에도 통할까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10.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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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11월초부터 진정국면"
-대형 금융기관 파산 '불안감', 위기 본질
-정부 구제금융 투입…'신뢰회복' 선순환

삼성경제연구소(이하 삼성연)가 국제 금융위기가 늦어도 다음달초부터는 진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유가 급락을 정확히 전망해 '족집게'로 통하는 삼성연이 국제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연은 15일 '글로벌 금융위기의 향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의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정책공조와 구제금융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10월말~11월초부터는 최악의 위기국면이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연이 국제 금융위기가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뭘까.



박현수 삼성연 수석연구원은 "현재 금융위기의 근본 이유는 유동성위기나 신용위기가 아니라 '신뢰의 위기'"라며 "대형 금융기관도 언제든지 파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악순환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하락과 금융기관 손실에서 비롯한 유동성 악화가 신용위기를 촉발했고 현재는 이를 넘어 '신뢰의 위기' 상태라는 설명이다.

위기의 본질이 '신뢰'이기 때문에 '신뢰 회복'만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박 연구원은 "대형 금융기관의 추가 파산이 없을 것이란 '믿음'이 악순환을 해소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리먼브라더스를 파산시킨 것이 신뢰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인식에 따라 정부도 추가 파산은 적극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구제금융 7000억달러 가운데 2500억달러를 먼저 은행과 저축은행, 다른 예금금융기관의 지분을 사들이는데 사용키로 했다. 2500억달러의 절반 가량은 JP모간,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9개 대형은행의 의결권 없는 지분을 사들이는데 쓰인다.



이에 앞서 영국은 최대 500억파운드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8개 은행을 국유화하기로 하고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 로이즈TSB, 핼리팩스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HBOS)에 총 370억파운드의 공적자금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박 연구원은 "자본 확충은 부실자산 처리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며 "사상 유례없는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불확실성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기관의 파산 위험이 사라지면 '신뢰회복'의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금융위기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박 연구원은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파산 우려가 줄어들면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손실 확대에 대한 불안이 축소되고 집값 급락도 진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패닉은 그 자체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며 "금융불안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나 금융위기는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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