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모유수유 성공하기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08.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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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의 장점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아이에게 감염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은 물론 알레르기와 비만을 예방하고 정서적으로도 안정시켜준다. DHA와 아라키돈산 등도 함유돼있어 아기의 두뇌발달에도 큰 역할을 한다.

엄마도 아이 못지않게 좋다. 젖을 먹이면 지속적인 호르몬 변화로 산후회복이 빨라지고, 자궁을 수축시켜 산후출혈도 줄어들게 한다. 출산 후 6개월 이전까지 자연스럽게 피임이 되는 효과도 있으며, 젖을 만들때 몸에 저장된 지방이 활용되는 만큼 임신 전 몸매로 돌아가기가 훨씬 쉽다.



하지만 요즘 엄마들은 대부분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모유수유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매달 12만~15만원 가량의 분유값 들이는 것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유미 대한모유수유의사회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사전에 충분히 준비한다면 직장을 다니면서도 아이에게 모유를 먹일 수 있다"며 "직장때문에 포기하기에는 모유가 가진 장점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때마침 1일부터 7일이 유니세프 산하 세계모유수유연맹(WABA)이 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이다. '워킹맘'이 모유수유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정유미 대한모유수유의사회장에게 들어봤다.



'워킹맘'이 모유수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출산 후부터 출근 전까지 즉, 출산휴가 기간 동안 시스템을 만들어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항상 함께하는 것처럼 모유를 줄 수 있는 틀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적어도 분만 후 4주 동안 24시간 아기와 함께 하며 하루에 8~12회 모유를 먹여야 한다. 일종의 적응기간이다. 한번에 한쪽 젖 기준 10~15분간 양쪽 젖을 먹이고, 밤에도 4시간마다 먹이는 것이 좋다.

아이를 모유에 적응시킨 후에는 젖을 미리 짜놓고, 짜놓은 젖을 먹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미리 젖을 짜놓기 위해서는 유축기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바쁜 워킹맘의 경우 양쪽 젖을 동시에 짜는 양측유축기가 더 효과적이다.


늦어도 출근 2주 전부터는 아침 첫 수유 후 한번으로 시작해 서서히 횟수를 늘려가며 젖짜는 연습을 해야한다. 정유미 회장은 "처음에는 출근 후 수 주일 동안 먹일 수 있을 정도의 모유를 비축해놓아야 한다"며 "출근 며칠 전부터는 직장에서 젖을 짤 시간에 맞춰 짜보고, 출근 직전 시간과 퇴근 직후 시간에 맞춰 젖을 먹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마와 아기 모두를 일하는 시간에 맞게 적응시키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짜놓은 젖을 아기에게 먹이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은 생후 3~4주 후부터 할 수 있다. 컵이나 우유병에 젖을 담아 먹이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젖을 먹고 한두시간이 지난 후 배가 아주 고프지 않고 기분이 좋을 때 30cc 정도만 먹여보고, 후에 서서히 횟수를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정 회장은 "젖만 먹던 아기의 경우 우유병을 거부할 수 있는 만큼 처음에는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낯선 장소에서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출근 첫날에는 일어나자마자 아기가 잠에서 깨지 않았어도 젖을 먹인 후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집을 나가기 바로 직전에 다시한번 젖을 물린다. 회사에서는 집에서 연습한대로 정해진 시간(3~4시간마다)에 맞게 젖을 짜고, 냉장보관해둬야 한다. 퇴근한 후에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젖을 물릴 수 있도록 아기를 돌봐주는 사람에게 그 시간대에는 아기가 너무 배부르지 않게 부탁하는 것도 잊으면 안된다. 이렇게 잠들기 전까지 아기가 먹고싶어 할 때마다 젖을 물리고, 잠자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먹인다. 가능하면 밤에도 먹이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먹이는 것만큼 짜놓은 젖을 위생적으로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짠 젖은 항상 깨끗하게 씻어말린 밀폐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젖을 담은 후에는 날짜와 시간을 기록해 뚜껑을 꼭 닫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정 회장은 "24시간 안에 먹일 것은 냉장실, 그 후에 먹일 젖은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다"며 "냉동한 젖은 3개월 내에 먹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냉동했던 젖은 섭씨 37도 이하의 따뜻한 물이 담긴 그릇 안에서 물이 뚜껑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녹여야 한다. 부드럽게 흔들며 지방층이 잘 섞이도록 해야 한다. 다 녹이면 바로 먹이거나, 병 표면의 물기를 닦아 냉장보관해야 한다. 냉장보관한 후 24시간 안에는 먹여야하며, 한번 녹인 젖은 다시 얼려선 안된다. 정 회장은 "전자렌지로 해동하면 젖이 균일하게 데워지지 않아 아기에게 화상을 입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젖에 함유돼있는 면역성분, 단백질, 비타민 등이 파괴될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모유수유 정복하기

Q. 보관했던 젖에서 이상한 맛이 나요.
A. 냉동과 해동 과정에서 지방구조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맛이 이상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기들은 별로 거부하지 않으며 잘 먹는다. 엄마젖과 맛이 달라 거부할 때는 신선한 젖과 해동한 젖을 섞어 먹이는 것도 방법이다.

Q. 모유에 피가 섞여 나와요.
A. 임신 말기나 출산 후 2주 이내에 미세하게 피가 나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대게는 통증이 없어 잘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으며, 초산부에게 흔하고, 양쪽 유방 모두에서 나타난다. 산전에 유두훈련을 했던 엄마들에게 더 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 출산 후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재발한다면 진찰을 받고 이상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Q. 유방확대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모유수유할 수 있나요.
A. 수술절개부위나 방법, 삽입물을 넣은 위치에 따라 다르다. 유관이나 주요 신경ㆍ혈관조직이 손상되지 않았다면 지장없다.

Q. 수유 중인 엄마는 약을 먹으면 안되나요.
A. 감기약과 대부분의 항생제는 먹어도 문제가 없다. 엄마가 아픈것을 참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모유수유에 더 안좋을 수 있다. 하지만 드물게 먹어선 안되는 약도 있는 만큼 반드시 모유수유 중임을 밝히고 처방받는 것이 좋다.

Q. 감기에 걸렸는데 수유를 지속해도 되나요.
A. 엄마가 감기에 걸렸을 경우 이미 아기에게도 바이러스가 옮겨져 있다. 따라서 감기 옮을까봐 젖을 안먹이면 모유를 통한 면역성분이 아기에게 전해지지 않아 아기가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만큼 수유는 지속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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