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특별 기자회견 "뼈저린 반성"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6.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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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대운하도 국민이 반대하면 안해"

- "국민들 편안하게 모시지 못해 뼈저리게 반성해"
-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절대 수입 안하겠다"
-" 청와대 비서진 대폭 개각, 내각도 개편할 것"

↑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한 대국민담화 발표를 TV뉴스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한 대국민담화 발표를 TV뉴스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과 관련, 두 번째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쇠고기 문제로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데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또 "청와대와 내각을 대폭 개편할 것이며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가 식탁에 오르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하고 대운하 사업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특별 기자회견은 쇠고기 파동에 대한 반성과 사죄로 채워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밤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 행렬을 보며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다"고 털어놨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거부하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연내에 처리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며 "대통령으로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역대 정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취임 1년 내에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해 마음이 조급했다"며 "그러다보니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현안이라고 해도 국민들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챙겼어야 하는데, 저와 정부는 이 점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쇠고기 협상과 관련,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한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이 결코 없도록 미국 정부의 확고한 보장을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한국에 수출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쇠고기 수입고시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조치가 한미FTA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FTA는 별개 사안"이라며 "FTA는 양국 정부가 합의를 했기 때문에 어떤 수정도 있을 수 없고 부시 대통령도 FTA에 어떤 수정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협상에 대해서는 "국민은 물론 여야 정치권이 재협상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통상 의존도가 70%가 넘는 우리 현실상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으면 엄청난 후유증이 불가피하다"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면서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으로 추가협상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어떤 정책도 국민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기업 개혁과 관련해서는 "경영을 개선하고 통합하고 또 민영화할 것은 민영화하는 안을 추진하겠다"며 "오는 9월에 법을 바꿔야 하는 것도 있어 국회가 열리면 차근차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영화로 가격이 오른다면 민영화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가스·물·전기·의료보험은 민영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인적쇄신과 관련, "청와대 비서진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폭 개편하고, 내각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첫 인사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국민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인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제팀 책임론에 대해서는 "인사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문제가 될때마다 사람을 바꾸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없다"고 말해 유임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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