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떼쓰는 아이 어떻게?

이서경 푸른소나무소아정신과 원장 2008.05.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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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경의 행복한아이 프로젝트]

유치원에 다니는 형기(가명)는 친구들과 놀 때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하려고 하고, 규칙도 맘대로 바꿔버려서 아이들이 같이 놀기 싫어한다. 자기 말을 듣는 친구들하고만 어울리며, 조금만 일이 어려우면 바로 포기하고 짜증을 낸다.

집에서도 엄마에게 툭하면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고, 뜻대로 안 되면 떼를 부리고 소리를 지른다. 형기 엄마는 평상시 형기가 원하는 것은 거의 다 들어주다가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면 화를 폭발하는 성격이었다. 그렇게 하고 나서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결국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형기는 ‘언제는 되고, 언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없이 떼쓰면 혼나다가 결국에는 허용하는, 일관성 없는 엄마의 태도에 혼란스러워 하며 규칙과 원칙에 대한 감이 없는 상태였다.

부모의 양육 태도 중에 일관성을 유지하는 태도는 중요하다. 일관성 있는 양육은 아이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데 필수적이이어서 아이가 훗날 타인과의 관계를 편안하게 느끼고, 외부 세계를 안정적으로 여기게 만든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100% 일관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특히 아이가 떼를 심하게 부린다면 부모도 정서상태가 불안정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일관성을 잃어버리기가 쉽다. 아이가 떼를 부려서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첫째, 적용할 원칙을 미리 정하자. 아이를 키울 때 이런저런 부분은 어떻게 해야겠다는 원칙을 미리 세워놓으면 부모가 외부 변화에 덜 휘둘리게 된다. 이런 원칙은 수시로 부모가 서로 상의하고, 가능하다면 아이와도 함께 기준을 정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 등 눈에 보이는 곳에 원칙들을 붙여 놓고, 아이에게 원칙을 적용할 때에도 함께 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아이가 떼를 심하게 부린다고 해도 아이에게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안 되는 이유를 차분히 설명하면서 아이가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우리 엄마는 안 된다면 안 되는구나. 내가 떼쓰고 운다고 들어주지 않는다”라는 인식이 아이의 마음에 박혀 있어야 한다. 부모가 중간에 하는 수없이 포기하거나, 또는 다른 조건을 걸어서 협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이다.

떼쓰는 행동을 중단하는 것을 조건으로 상을 줘서도 안 된다. 상을 주게 되면 떼쓰는 행동이 긍정적인 보상과 연결돼 오히려 다음 번에 더 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아이의 떼 부리는 이유를 파악하자. 아무 이유 없이 떼를 부리는 아이는 없다. 이유는 반드시 있는데, 다만, 부모가 눈치를 못 챘거나 무시한 경우이다. 떼쓰기가 언제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전후에 있었던 일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대개의 경우는 이유가 보이게 된다.

넷째, 미리 예고해서 아이가 감정의 동요 없이 마음의 준비를 하게끔 만들자. 예를 들면 놀고 있는데, 외출해야 한다고 갑자기 그만하라고 하기 보다는, 시간을 미리 예고하는 것이다. 또 아이가 떼를 쓸 만한 상황이 예상된다면 미리 원칙을 설명해 주어,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준다.

다섯째, 무엇보다 평상시 아이가 좋은 행동을 할 때 자주 칭찬하고 관심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평상시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끔 칭찬할 때는 아이와 밀착해서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즉 그때그때의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일일이 모르겠다면, ‘상황의 이해나 판단의 능력이 성숙하지 않은 아이의 입장에서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라고 하는 올바른 대처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부모가 행동을 해 주는 것이 아이에게 심리적인 안정감과 올바른 인격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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