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연주는 매우 복잡한 두뇌 활동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음표를 보고 손이나 입의 운동으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악기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조율하는 등 다양한 시청각 및 운동 감각들을 동시에 통합하여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악기 연주를 통한 음악 활동은 또한 많은 정보 처리 기술을 포함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음악가들이 보통 사람에 비해 뇌 기능의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뇌 영상 연구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성인 음악가의 뇌에서 음악 및 언어를 담당하는 부분이 크기가 커져 있고, 피아니스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뇌에서 시공간, 청각 그리고 운동을 담당하는 부위가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 발달에는 어떤 특정한 경험이 다른 시기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시기가 있는데, 음악에 대한 감수성을 획득하는 시기도 7세 이전이 더욱 유연하다.
어린이들에게 음악 교육을 시키면 시공간 인지 능력 및 수학과 언어 능력이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7세 이전에 악기를 배우게 한 경우 수학 능력이 발달했고, 다양한 감각을 통합하고 속도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계가 발달한다고 하며, 좌반구와 우반구를 연결하는 부위인 뇌들보(corpus callosum)가 더 커져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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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절대 음감을 가진 음악가들에게서 뇌의 언어 중추 근처에 위치한 특정 부분이 활성화되었는데, 이 부위는 언어와 음악을 담당하는 부위이다. 절대음감은 어린 시절에 훈련받은 경우가 월등히 많았다고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절대음감을 가진 음악가의 78%가 6세 이전에 음악 교육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결정적 시기가 있다고 해서 그 이후에 악기를 배우면 너무 늦는다는 뜻은 아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제 2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것처럼 인생의 어느 시기에나 악기를 다루는 훈련으로 뇌 발달이 가능하기는 하다.
다만 감수성이 뛰어난 시기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그 영향이 약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배우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아이의 두뇌 발달을 위해 이왕이면 빠른 시기에 음악 교육을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인생 이모작을 하라’는 어느 교수의 말처럼, 긴 인생을 멋지게 살기 위해 평생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으로도 악기 연주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