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액제 대상 '생색내기용' 약가 인상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5.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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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비중 큰 수액제, 심의 대상서 제외

보건당국이 퇴장방지의약품 중 하나인 수액제에 대한 약가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매출 비중이 큰 수액제품은 대상에서 배제돼 생색내기식 약가 인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가족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퇴장방지의약품을 지정된 수액제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심의하고 있다. 이번에 인상이 논의되고 있는 수액제는 중외제약 (27,850원 ▲500 +1.83%) 14품목, 대한약품 7품목 등 총 21개 품목이다. 이들 품목은 해당 제약사에서 지난해 10월 원가보전 차원에서 상한금액 인상을 요청한 것들이다.



지난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포도당 등 수액제 원료인 옥수수 가격 상승 등으로 약가 인상요인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따라 복지부 건정심은 중외제약의 중외염화칼륨주사액을 812원에서 1525원으로 87.8%, 15%포도당주사액은 1120원에서 1931원으로 72.4% 인상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중외제약의 염화나트륨주사액이 760원→1215원(59%), 3%염화칼슘주사액이 240원→300원(25%)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약품은 대한3%염화나트륨액이 841원에서 1210원으로 43.8% 인상되는 것을 비롯해 20%포도당주사600ml는 1313원에서 1591원으로 21%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제약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수액제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0.9%생리식염주사액과 5%포도당은 약가 인상 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대신 매출이 극히 미미한 수액제는 이번에 약가를 대폭 올렸다.

중외제약의 경우 전체 100여개 수액관련 품목 중 이번에 약가 인상이 결정된 것은 14개에 불과한데다 이들 약품들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이번에 약가가 87.8% 인상되는 중외제약의 중외염화칼륨주사액의 연간 매출이 1000만원 미만이다.


대한약품도 매출 규모가 비교적 큰 대한멸균생리식염수50ml은 876원에서 907원으로 3%, 150ml는 908원에서 948원으로 소폭 인상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원가상승으로 인해 일부 기초수액 생산업체들은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출 비중이 높은 제품을 약가 인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포도당 원가 상승을 인정했다면 다른 수액제품들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건보재정 절감을 이유로 제약사에게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외제약의 경우 지난해 기초수액에서 49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65억원 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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